과거 롯데의 ‘탱크’ 박정태(현 롯데 2군감독)는 일명 ‘흔들타법’으로 유명했다. 삼성 양준혁은 ‘만세타법’의 대명사. 그러나 추승우처럼 ‘몽당연필 타법’을 취하는 선수는 없었다.
추승우는 2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지훈련부터 고안해 훈련한 타격폼”이라며 웃었다. 장종훈 타격코치에게 “이런 폼도 괜찮느냐”고 조언을 부탁하자 장 코치도 “괜찮다”며 전적으로 밀어줬다는 것.
왜 이런 타법을 생각하게 됐을까. 그는 크게 2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예상한 대로 상대 1·3루수 교란 목적. 자신의 빠른 발을 아는 상대 내야수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안타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기습번트를 대기에도 용이하다. 또한 타격시 몸이 먼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3할 안팎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일단 ‘몽당연필 타법’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추승우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