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10일 소집된 축구대표팀이 1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12일 정오 파주트레이닝센타(NFC)에 재소집됐다. 이운재(수원삼성)가 편안한 복장으로 트레이닝센타로 들어오고 있다.
허정무호의 맏형 이운재(37)는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대표팀 골키퍼 장갑을 낀 이후 16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장갑을 벗지 않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4강 신화를 일군 한국 최고의 골키퍼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원정 월드컵 첫 승을 맛본 역대 대표팀 첫 수문장으로 기록됐다.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 남은 것이 있다. 바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그러나 이운재는 16강이 목표가 아니다 현역선수로서 마지막 월드컵이 될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8강, 4강이라는 더 큰 목표를 잡고 있었다.
이운재는 12일 파주NFC(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최소 16강이라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정 월드컵 16강을 확신하냐는 질문에는 "선수라면 언제나 큰 목표를 품기 마련이다. 그것이 프로의 자세다. 어떤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막아 내야 포지션의 특징상 이운재는 다른 필드 플레이어보다 감이 좋은 편.
이번 월드컵에 대한 감을 묻자 "감은 좋다. 나 뿐만 아니라 30명의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모두 월드컵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인 만큼 남아공에서 다시 한 번 큰 일을 해낼 것"이라고 대답했다.
문제가 됐던 K-리그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대해서는 "경기력 부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그것도 애정어린 시각으로 봐주시는 팬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번 논란으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운재는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129경기)를 뛰었다. 그는 "참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란 생각을 한다. 그러나 기록들에 연연해하지 않고 기회가 온다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운재는 "어린 선수들의 가슴 속에는 부푼 기대와 긴장감이 공존할 것이다.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 있게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라고 한다.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고 후회없는 경기를 하라고 조언한다"라는 후배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파주|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