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시위’ 펼친 이동국, 허정무호 플랜B 선봉 설까

입력 2010-05-13 13: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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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스포츠동아DB

'사자왕' 이동국(31.전북)이 허정무호의 플랜 B 선봉에 설 수 있을까.

이동국은 12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힌드마시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16강전에서 연장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대표팀 합류 직전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이동국의 골은 허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허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타깃맨을 활용한 공격전술(플랜 B)을 끌고 가느냐. 아니면 박주영, 이근호 등 이미 검증된 공격수를 활용한 후방침투전술(플랜 A)을 사용하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허 감독은 지난 1월 미디어데이에서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의 실력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면 억지로 데려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을 기다린 이동국의 월드컵 출전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수비수들이 신장이 크고 힘이 좋아 플랜 A와 B를 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전술은 절대 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적으로 흐르던 상황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동국은 골시위까지 벌이며 허심을 흔들었다. 고무적인 것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에게 요구되는 공중볼 장악 능력을 십분 발휘해 헤딩골을 터뜨렸다는 것. 플랜 B 가동을 염두해두고 있는 허 감독이 이동국에게 기대하는 점을 미리 보여줬다는 측면에서도 반가운 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30명의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공격수들이 쟁쟁하기 때문. 박주영(AS모나코)이 최종명단에서 최전방 공격수 세 자리 중 한 자리를 예약해 놓은 상태라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특히 허 감독은 1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마친 뒤 4~5명을 추려낼 계획이라고 밝혀 이동국은 대표팀 훈련, 에콰도르전, 일본전 등 세 번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제 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29일. 얼마남지 않은 기간 이동국이 허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 플랜 B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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