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기자의 베이스 블로그] 싼맛에 관중유혹?…야구마케팅 이젠 서비스다!

입력 2010-05-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질문 하나. ‘SK는 인기구단 -홈 관중수에 근거하자면-이고, 넥센은 아닌데 정작 객단가는 왜 문학보다 목동이 비싼가?’ 얼핏 생각하면 이상하겠지만 이 맥락을 읽을 때, 양 구단의 지향점이 묻어납니다. SK는 ‘팬을 만들겠다’는 장기적 플랜을 갖고 움직이는 마케팅 전략을 추구합니다. ‘시장 질서를 훼손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객단가를 공격적으로 낮췄었지요.

일각에서 스포테인먼트를 비판할 때 차용하는 논거로 작용됐죠. 그러나 SK는 2010시즌을 앞두고 객단가를 기존 4440원에서 61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한화 KIA 삼성보다 높아졌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격 인상에도 SK의 홈 관중 동원력은 지장이 없었단 점입니다. 작년 동기대비 관중수는 40%% 증가했고, 수익률은 80%% 이상 늘어났답니다.

가장 걱정했던 팬들의 반발도 없었습니다. SK는 ‘지난 3년 박리다매 정책에 입각한 스포테인먼트의 결과 팬들의 로열티가 공고해진 효과’라고 자평합니다.

#그러면 왜 넥센은 SK와 정반대의 길을 걸을까요? 객단가를 높게 책정한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되더군요. 신생구단의 현실과 지향점의 차이.

신생구단인 만큼 충성도를 갖춘 팬에 한계가 있죠. 결국 넥센을 먹여 살리는 타깃 관중은 KIA 롯데 등 원정 팬이 됩니다. 이 사람들은 어차피 다시 올 기약이 없는 성격의 팬이기에 객단가를 다소 높게 책정해도 불만을 제기할 입장이 아니지요.

게다가 유니폼 등 넥센의 머천다이징은 8개구단 어디와 비교해도 싸지 않답니다. 결국 단기적으로 어떻게든 수익을 많이 확보해야 생존하는 넥센의 태생적 현실이 이런 마케팅 구조로 이어진 셈이겠네요.

#어쨌든 야구장에 관중이 많이 옵니다. 문학구장을 예로 들면 스카이박스나 지정석이 가장 먼저 매진됩니다. 바비큐 존은 최고 인기랍니다. 예약 문화도 발달하고 있습니다.

문학이든 목동이든 잠실이든 지방이든 이제 돈 몇 푼 올랐다고 야구장 못가는 시대가 아니란 얘깁니다. 오히려 지갑 좀 더 열어도 제대로 놀다가겠다는 주의입니다. 600만 관중 시대, 사실상 인프라를 감안하면 절대관중은 포화상태에 다다랐을지 모릅니다. 이제부턴 서비스의 차별화·퀄리티로 마케팅의 성패가 갈리는 시대겠지요.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