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앤더시티2’의 배우와 감독이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정킷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신시아 닉슨, 크리스틴 데이비스, 킴 캐트럴, 사라 제시카 파커,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캐리 구두는 본드의 스포츠카”
가방·옷 등 ‘여성판타지’ 자극
‘섹스앤더시티’는 여성 버전의 007(?).
하나는 액션, 하나는 로맨틱 코미디. 전혀 비슷한 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영화는 과연 어디가 닮았을까.
007 시리즈가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자동차, 시계 그리고 수트로 남성의 로망을 자극한다면, 영화 ‘섹스앤더시티’는 구두, 가방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으로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그래서일까. 영화 ‘섹스앤더시티’를 연출한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은 “여성에게 마놀로 블라닉이란 구두는 제임스 본드의 스포츠카와 같다”고 표현했다.
영화 ‘섹스앤더시티’의 네 여주인공들이 2편의 아시아 개봉에 맞춰 31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 1시 도쿄 록본기 힐즈 내 아카데미 힐즈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캐리 역의 사라 제시카 파커를 비롯해 킴 캐트럴(사만다 역), 크리스틴 데이비스(샬롯 역), 신시아 닉슨(미란다 역),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 등이 참석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섹스앤더시티’의 아이콘이자 패셔니스타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어떤 차림으로 등장했느냐는 것. 그녀의 등장은 기대에 어긋남이 없었다. 짙은 푸른색 원피스에 흰 재킷, 여기에 굽 높은 녹색 힐이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 그러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파격’을 택한 것. 이날 옷차림의 가치를 환산한다면 어림잡아 수천만 원은 호가한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과 여성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의상을 섞고 여기에 페레가모 구두, 보석은 명품 브랜드인 프레드(Fred)로 마무리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를 위시로 패션 리더가 된 네 여주인공의 옷차림에서 발견된 공통분모는 단조로운 색깔의 민소매 원피스에 10cm 이상의 킬 힐을 신었다는 점. 올 여름 유행 포인트로 참고할 만한 대목인 듯 하다.
기자회견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 역시 사라 제시카 파커였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TV 시리즈에 이어 영화를 통해서도 10여년 넘게 캐리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을 “특권”이라 표현하며 “때론 캐리란 캐릭터와 실제의 나를 같게 보는 세간의 시선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섹스앤더시티’의 일부 또 캐리로 살아온 것은 큰 기쁨이고 감사할 일”이란 속내를 털어놓았다.
샬롯 역의 크리스틴 데이비스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많은 공감을 표시하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녀는 “다른 나라 여성들은 샬롯에 대해 ‘답답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보수적인 편인 아시아 여성들은 샬롯에 대해 많은 공감과 응원을 보내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화 ‘섹스앤더시티2’는 6월10일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 드라마보다 다소 높은 표현 수위로 청소년관람불가로 등급이 매겨졌다.
도쿄(일본)|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