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월드컵]‘2개의 심장’ 걱정마, ‘3色 조커’ 있으니…

입력 2010-06-1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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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아르헨戰 공격형 교체카드가 승부 가를수도

팽팽할땐 이승렬…스피드로 경기흐름 바꿔
뒤졌을땐 안정환…절박한 상황서 한방 기대
막판에는 이동국…제공권-골 결정력 높아
《조커(joker)의 사전적 의미는 대신 쓸 수 있는 카드 또는 가장 센 카드다. 축구에서도 조커는 비슷한 용도로 쓰인다. 베스트 11로 나선 선수들을 대체하기도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히든카드의 의미가 더 크다. 17일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조커 3장을 손에 쥔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 깊다. 경기를 지배했던 그리스전과는 달리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공격형 조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스전에선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기동력이 떨어진 기성용을 대신해 수비진을 안정시킬 선수가 필요했다. 김남일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카드였다. 공격형 조커인 이승렬이 후반 42분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적 교체에 가까웠다.

하지만 B조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뒤지는 상황에서 후반을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전에서 잠깐 뛰었던 이승렬, 벤치를 지켰던 안정환, 이동국 등 경기 흐름을 바꿀 ‘특급 조커’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 박빙승부 땐 이승렬

축구전문가들은 허 감독이 이승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입을 모은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역습이 주 공격 루트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승렬의 스피드가 필요하다는 것. 동점이나 1점 차 리드 등 박빙의 승부에서는 기존 베스트 11과의 호흡이 좋은 이승렬의 투입이 더욱 유력하다. 12일 나이지리아전에서 아르헨티나 최종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이 벌어진 점도 이승렬 카드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14일 덴마크와의 E조 경기 1차전 후반에 투입돼 경기장을 휘저었던 네덜란드의 엘례로 엘리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지고 있는 경우엔 안정환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앞서는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도우미보다는 느낌표를 찍어 줄 선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드리블 능력과 마무리 능력까지 갖춘 안정환의 투입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안정환은 이미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후반 조커로 나서 역전골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벨라루스,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절박한 상황일수록 경험과 결정력을 가진 안정환이 매력적인 카드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 경기 막판엔 한 방 있는 이동국

후반 중반 이후까지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면 이동국의 투입 가능성도 높아진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롱 패스가 잦아지는데, 타격형 공격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방에서 자리를 잡고 헤딩 제공권을 따낼 수 있는 이동국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이동국은 발리슛, 헤딩슛 등 움직이는 볼에 국내 최고의 골 결정력을 갖고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이동국은 조커로 출전할 때보다는 선발일 때 성적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총력전이 예상되는 나이지리아전 투톱 출격을 위해서라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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