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의 대표주자가 될래요!’ 짐승돌, 예능돌에 이어 ‘연기돌’이 아이돌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티아라의 함은정도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를 통해 ‘여성 연기돌’의 선두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아역 출신…소속사 권유 티아라 데뷔
홀로 활동하니 멤버들과 수다 그리워
“통장과도 같은 것.”
함은정에게 아이돌이란? 뜬금없이 불쑥 던진 질문에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리고 대뜸 “통장?”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뜬금 질문에 이어진 뜬금 대답?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돌로서 자신은 분명히 소비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인기 그룹 티아라의 멤버로서, 또 새로 도전장을 내민 연기자로 활동하며 몇 해를 보내다보면 “어느새 잔고가 수북이 쌓인 통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는 기분이 아닐까”.
이 아이돌 참으로 당차다. 현재 방송중인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는 함은정에게는 성인 연기자로서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성인’이란 전제를 단 이유는 그녀가 아역 연기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연기 겸업을 선언한 가수들이라면 한번쯤 겪는 ‘연기력 논란’이 함은정만은 빗겨가는 이유도 ‘조기교육’ 덕분이 아닐까.
“다른 건 몰라도 촬영 현장이 어색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며 눈을 찡긋거린 그녀. 성인 연기자로 활동하기 위해 현 소속사에 들어갔다가 “혹시 노래나 춤은 좋아하냐는 사장님의 관심이 계기가 돼 티아라의 멤버가 됐다”고 가수 데뷔 배경을 공개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다만 순서가 바뀐 것일 뿐 연기 겸업은 예정된 수순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럼 연기자로서 함은정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그녀는 이렇듯 ‘똑’ 소리 나게 말했다.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잖아요?(웃음) 전에는 이런 내 얼굴이 콤플렉스였는데….”
아이돌 그룹 멤버와 연기자, 두 역할에 대한 비교를 부탁했더니 함은정은 대뜸 육상 경기를 나열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걸 쏟아내야 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의 무대는 100m 달리기, 반면 연기는 마라톤이라고 했다. 함께 하고, 홀로 활동하는 차이도 무시할 수 없을 듯.
“멤버들과 함께 사는데요. 요즘에는 촬영때문에 늘 멤버들 자는 모습만 보고 나와서…. 드라마 끝나면 실컷 수다를 떨고 싶어요.”
‘커피하우스’에서 보여주는 안정된 연기력 덕분에 함은정은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화이트’에도 주연급으로 캐스팅됐다. 그룹 티아라의 멤버로 복귀하는 것은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보핍 보핍’으로 정상에 올라선 만큼 “올 하반기에도 일을 내고 싶다”며 함은정은 “일본 등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란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