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야구에 밀려 32℃ 땡볕서 경기?

입력 2010-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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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운동장 발전기 용량 한계
야구 야간경기 고려 한낮 플레이볼


“날씨가 선수들을 잡네. 잡아.”

대구FC-수원 삼성의 K리그 경기가 있었던 18일 대구시민운동장. 오후 4시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관중 한 명이 중얼거렸다. 이날 대구 낮 기온은 32도.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4시는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였다. 여름 한 낮에 프로축구 경기가 열린 데는 사연이 있다.

문제는 조명탑이었다.

대구는 원래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던 대구스타디움(월드컵경기장)이 내년 육상선수권을 앞두고 리모델링에 들어가 시민운동장을 대신 쓰고 있는데 바로 옆 야구장에서는 삼성-LG의 프로야구 경기가 오후 5시부터 벌어졌다. 대구 관계자는 “발전기 용량에 한계가 있어 야간에 야구장, 축구장 모두 조명탑을 켤 수가 없다. 이사회 승인을 받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후 5시에 시작하는 야구에 밀려 축구가 4시로 앞당겨진 것이다.

연맹 규정상 경기장은 ‘평균 1500럭스 이상의 조도를 갖춘 조명 장치를 구비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프로연맹은 ‘주간 경기의 경우 연맹 승인을 전제로 조명 장치가 없는 경기장에서도 개최할 수 있다’며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 덕분에 이날 경기는 연맹 이사회 정식 승인을 받았다. 애꿎은 선수들만 땡볕 아래서 90분 동안 헉헉대야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이보다 더 뜨거운 오후 3시에 경기가 벌어질 뻔했다는 점. 대구 측에서 방송 중계를 이유로 1시간 앞당길 것을 요청했지만 수원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대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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