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프로팀 감독 겸임?

입력 2010-07-20 17: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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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님, 떠나지 마세요.” vs “실망입니다.”

새롭게 대표팀을 지휘할 조광래(55) 감독에 대한 경남 축구팬들의 반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1일 기술위원회에서 경남 FC의 수장 조광래 감독을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추대한 뒤 차기감독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위원회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낸 허정무 감독의 유임을 1순위에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허 감독이 아름다운 이별을 택하면서 새 얼굴찾기에 나섰다.

이후 기술위는 김호곤 울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조광래 경남 감독, 김학범, 장외룡 오미야 감독 등 국내파 감독들을 후보에 올렸다. 그러나 조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지도자들이 고사(固辭)의 뜻을 내비치면서 결국 기술위는 최종후보인 조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조 감독도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연락해왔다”며 “21일 기술위원회가 끝나면 곧바로 차기 감독으로 발표한다고 하더라"면서 사실상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음을 인정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차기 감독이 선임되면서 축구협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경남 축구팬들은 탄식했다.

팬들은 조 감독이 축구대표팀 하마평에 오른 7월초부터 구단 홈페이지 팬존 응원게시판을 통해 조 감독을 붙잡기 위한 글을 올려왔다.

팬들의 의견은 두 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조 감독의 밝은 미래를 축하하는 글과 시즌 도중 경남의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에 대한 배신감의 글이다.

축하하는 팬들은 “경남 출신이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것은 경남의 이미지를 한껏 높이는 경사스러운 일이다. 또 경남이 명문 클럽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 것이기도 하다. 대표팀에서 승리해 한국축구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기길 바란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기대하고 축하한다”,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우리 모두 조광래 감독의 앞길을 막지말고, 힘을 실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표팀에 가셔서 큰 뜻을 펼치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경남으로 돌아오십시오”라는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조광래 감독을 믿고 따르는 아들과 같은 선수들을 버리고 떠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려 한다니 정말 실망이다”, “자존심도 없습니까? 다른 분들이 다 안한다 해서 마지막으로 감독님 한명 남으니깐 할 수없이 맡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조 감독은 위와 같은 경남 팬들의 분노를 예상해 기술위에 경남과 대표팀 감독 겸직을 강력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알려져 있다. 클럽팀과 대표팀 겸직을 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단지 1992년 이후 통상적으로 모든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이 없었고 대표팀에만 집중해왔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 그러나 조광래 감독의 의지가 뚜렷하다면 겸임 감독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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