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스포츠동아 DB
‘포스트 허정무’로 내정된 조광래(55.경남)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취임일성이다.
2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 조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뒤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깔끔한 정장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조 감독은 전날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16강전을 치르고 서울로 올라온 탓에 약간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생애 첫 대표팀 감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설렌 듯 기자회견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조 감독은 “부족한 저에게 대표팀 감독을 맡겨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축구 지도자를 한 이래 나의 꿈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한국축구의 세계화를 진행시키기 위한 한 사람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세계축구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국축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빠른 축구를 시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조 감독이 추구하고 보여줬던 축구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축구와 흡사하다는 것이 축구계 안팎의 시각이다.
조 감독은 “반드시 스페인과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축구는 속도와의 전쟁이다. 한국축구가 세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대표팀 경기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또 브라질 유학시절 등 10년 전부터 패스에 의한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점에서는 스페인 축구를 본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사람들이다. 수석코치, 골키퍼 코치 등 기본적인 임원 뿐만 아니라 대표팀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있는 분을 모시고 싶다.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을 깨우치게 도와줄 수 있는 분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감독은 겸임에 대한 질문에 “겸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양쪽을 모두 맡다보면 다 망칠 수 있다는 염려도 했다. 경남이 후임 감독을 선임할 때까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꾸려줄 생각이다”고 대답했다.
조 감독은 학연과 지연을 철저하게 배제한 선수발탁을 약속했다. “재임기간 동안 대표선발 시 기량도 중요하겠지만 철저한 프로정신을 갖춘 선수를 중용 할 계획이다. 노장과 신인이라는 개념도 중요하지만 명성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학연, 지연을 초월해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선수를 뽑을 것이다. 또 많은 분들의 조언에 귀를 열고 경청할 것”이라는 것이 조 감독이 언급한 내용.
또 조 감독은 대표팀과 K-리그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이청용, 이영표, 김동진 여러 선수들을 어릴 때부터 프로에 입단시킨 이유는 프로의 빠른 템포 축구를 어린 나이에 심어주면서 익히게 하기 위함이었다. 지금 선수들이 성공해 자리를 잡은 것이 기쁘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을 통해 느낀 점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근간은 어린 선수들이 K-리그를 통해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선수들의 K-리그 출전은 적극 도와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경남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는 “경남 서포터즈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물론 안타까운 심정에서 게시판에 많은 글을 올린 것을 보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나와 코칭스태프를 얼마나 사랑하기에 이런 글까지 올렸는지. 나도 사랑한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은 모든 팬들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경남 팬들이 이해를 많이 해주실 것”이라고 배려를 당부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