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서울로 계약기간 3년 6개월에 이적한 측면 공격수 최태욱(29). 아끼는 제자를 떠나보낸 전북 최강희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28일 경남과 포스코 컵 4강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최 감독은 “작년 말부터 서울이 (최)태욱이를 원했다. 떼를 써서라도 붙들고 싶었지만 지금이 ‘(이적할) 때’라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일종의 의리였다.
최태욱은 작년 중순, 중동의 한 클럽으로부터 엄청난 조건에 이적 제의를 받았다. 선수와 측근들은 물론 최 감독도 가슴앓이를 했다. 최태욱은 고민 끝에 “전북과 먼저 우승하고 싶다”고 선언했고, 결국 2009시즌 K리그 정상을 밟았다.
최태욱은 올 초에도 서울의 강한 러브콜을 받았으나 당시에는 스스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 잔류하다가 최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료는 10억 원에 달한다는 후문.
그러나 전북도 한 가지 묘안을 짜냈다. 당장 8월 8일 예정된 서울과 홈경기에 최태욱이 뛸 수 없다는 내용을 계약 조건으로 내건 것. 최 감독은 “서울로선 아쉽겠지만 국내 정서와 예의상 어쩔 수 없었다. 유럽 클럽들도 서로 배려 차원에서 선수를 이적시킬 때 이 같은 계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