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10만 명 집결 재현될까 업계 '주목'
오는 7일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의 e스포츠 잔치인 신한은행프로리그 결승전이 이동통신 라이벌인 KT와 SK텔레콤의 대결로 좁혀졌다.이와 같은 이동통신 라이벌전은 지난 2005년의 '스카이 프로리그 2005' 이후 5년 만이다. SK텔레콤은 대회 2연패를, KT는 과거의 복수를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 두 이동통신사는 하나같이 "우승은 나의 것"이라며 광안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것을 장담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1일 열린 신한은행프로리그 09-10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TX를 4대3으로 꺾고 광안리 결승을 확정지었다. 정명훈, 고인규의 테란 라인, 김택용, 도재욱 등의 프로토스 라인 등 어느 선수 하나 '만만치않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게 장점. 또한 최근 박재형, 이승석을 필두로 저그까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점이 없다'는 평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정규시즌을 31승 24패란 성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3위를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STX를 눌렀고, 도택명(도재욱-김택용-정명훈) 트리오가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플레이오프 6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라온 것도 SK텔레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정명훈이 연승을 거두었고, 정명훈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영호와 자존심을 건 한판대결을 선언하는 등 선수들간의 '기세싸움'도 지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박용운 SK텔레콤 감독은 플레이오프 승리 후의 기자회견에서 "KT가 결승전에 미리 올라가 있지만 우리는 6강 PO부터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쳤다. 광안리 깃발은 우리가 꽂는다. 광안리는 우리 땅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응하는 KT도 KTF 매직엔스 시절의 4대1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우승 다짐이 한창이다. KT는 현 다승왕(57승) 수상자에다 MVP까지 휩쓰는 등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최종병기' 이영호에다 박지수, 황병영 등을 더해 과거의 임요환, 최연성 등에 못지않은 테란 라인을 앞세우고 있다. 또한 김대엽, 우정호, 배병우, 고강민 등 '할 때 해주는' 선수들이 뒤를 받쳐주며 든든한 라인업을 갖추었다.
프로리그 3라운드 위너스리그에서 10승1패로 1위를 차지한 이후 한 번도 1위를 빼앗기지 않고 시즌을 우승으로 막아낸 KT의 저력과 기세도 SK텔레콤에겐 위협요소다. '스페셜포스' 팀과 스타크래프트 팀 모두가 결승 무대에 서서 '양대리그 정복'이라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KT 선수들에게 시너지 효과로 다가설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이번 광안리 결승전이 과거의 대결처럼 '대박'이 터질 지에 e스포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5년도 당시의 결승전은 최고의 인기 게임단의 맞대결, 이동통신 라이벌전이라는 요소로 1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모아 e스포츠 업계에 역사로 새겨졌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다시 한 번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두 이동통신사의 라이벌 전이 또 다시 관람 인원을 모으며 새로운 e스포츠의 역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