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꿈의 100승 향해 롯데 송승준 ‘불같은 직구’로 승부…기다려라 KS!

입력 2010-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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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송승준(오른쪽)은 올시즌 두 가지 목표를 품은채 뛰고 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팀의 4강 진출이다. 선발투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묵묵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송승준의 역투는 계속된다. 스츠동아DB

롯데 송승준이 3년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7월31일 LG전에서 시즌 9승째를 기록했다. 송승준은 3년연속 4강 진출을 노리는 롯데의 버팀목이다. 부상없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묵묵하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송승준의 올시즌 목표는 3년연속 두자릿수 승리와 4강 진출이다. 올해는 꼭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따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송승준은 국내 최고의 우완투수가 될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체력적으로 강하고 지금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송승준이 롯데를 3년 연속 4강으로 이끌 수 있을지 후반기 그의 피칭이 주목된다.


○직구는 자존심

송승준의 피칭은 예측할 수가 있다. 그는 상대가 노리는 공을 피해가지 않고 던지는 투수다. 타자가 직구를 노릴 때 노리는 코스에 직구를 던지는 불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는 유연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주자가 없을때 그는 절대 피해가지 않는다. 직구에 대한 그의 자존심은 대단하다.

1998년 경남고 3학년때 그는 불같은 직구로 청룡기와 봉황기 우승을 이끌었다. 봉황기 결승 경기고전에서는 1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2003년 몬트리올 마이너리그 더블A 시절 노히트 경기를 할 때도 그의 주무기는 최고시속 154km의 직구였다. 지난해 3경기연속 완봉승을 거둘 때 역시 주무기는 직구였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투수 못하죠. 가끔 얻어맞기도 하지만 저는 그래도 결정적일 때 직구를 던질 겁니다.”


○야구를 즐겨라

7월31일 LG전에서 시즌 9승을 따냈다. 전날 첫아들을 얻어 아빠가 됐고 승리한 날은 부인 김수희 씨의 생일이다. “꼭 이기고 싶었죠. 컨디션은 나빴지만 아내와 아들에게 꼭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7.1이닝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103구를 던졌다. 마운드를 내려와 덕아웃 구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그를 로이스터 감독이 찾았다. “승준, 잘 던졌다. 야구를 즐기면서 해라.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야구는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 송승준은 로이스터 감독에게 항상 고마움을 표현한다.

송승준은 “감독님이 선수 개개인의 마음을 너무 잘 헤아려주신다. 그것이 롯데의 가장 큰 힘”이라고 했다.


○잊을 수 없는 손목부상

2004년 5월10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몬트리올 트리플A에서 뛰고 있던 그는 그날 메이저리그 승격을 통보받았다. 태어나서 가장 기뻤던 그날, 그러나 오른손목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1루주자였던 그가 내야땅볼때 병살을 막으려고 손을 들었다가 내야수가 던진 송구에 맞아 오른손 손목이 부러졌다.

손목부상은 너무나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시카고 컵스 마크 프라이어와의 예정된 선발 맞대결이 무산됐고 손목부상 이후 악력이 약해지면서 스피드가 떨어진 것. 잘 던졌던 서클체인지업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영원한 아쉬움

송승준은 2001년부터 3년연속 퓨처스 올스타에 선정된 최고 유망주였지만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다. 2002년 몬트리올에서는 확대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구단이 돈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명도 메이저리그에 올리지 않았다. 2003년에는 텍사스의 후안 곤잘레스와 1:1 트레이드가 진행됐는데 곤잘레스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텍사스 선발투수로 예정돼 있었고 박찬호가 집까지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2005년에는 토론토 트리플A에서 스프링캠프 마지막날 방출을 당했다. 고액연봉자라는 이유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싱글A팀과 계약했다. 3주만에 더블A로 승격했고 일주일만에 트리플 A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는 결국 올라가지 못했다. 그보다 성적이 나쁜 선수들이 메이저에 올라갔지만 송승준은 제외됐다.

“20시간씩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갖고 살았는데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2007년에 그는 군대를 가야했다. “그래,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자.”


○롯데에서 뛰어라

마침 2007년에는 해외선수 특별지명이 있었다. 롯데는 송승준을 지명선수로 결정했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면 2년 더 군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롯데는 송승준을 설득했다.

“올해 뛰고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이 있으니 열심히 해서 대표팀에 뽑히면 군면제 받을 수도 있다.” 롯데 입단은 메이저리그를 포기하는 것이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버지가 사직에서 네가 던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마음을 바꾸게 된 동기가 됐습니다.”

롯데에 입단해서는 모든 게 꿈처럼 이뤄졌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땄고 결혼도 했다. 얼마전에는 첫아들을 얻고 아빠가 됐다. “롯데 입단을 앞두고 점을 봤는데 20대 초반에 고생한 것을 다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중

송승준의 주무기는 직구와 커브, 스플리터다.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은 보여주는 정도다. 그가 심혈을 들여 준비하는 공은 서클체인지업이다. 2004년 손목부상을 당하고 난뒤 포기했던 구종이지만 다시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서클체인지업이 완성되면 피칭이 훨씬 수훨해질 것이다. 강한 손목을 되찾기 위해 손목강화 훈련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손목의 악력이 확실히 약해졌어요. 미국에서 제가 느꼈던 최고의 공을 찾고 싶습니다.” 현재 구위만으로도 그는 매년 10승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송승준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100승 투수

1992년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송승준은 사직 야구장에 있었다. 당시 하단초등학교 6학년이던 송승준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보면서 ‘나도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송승준의 가장 큰 목표는 모든 롯데 선수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일단은 4강과 포스트시즌 첫승이 제가 먼저 할 일입니다. 그 다음은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또 하나 그의 꿈은 100승이다. 꾸준하게 매년 10승 이상을 하면서 100승은 꼭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송승준은 지금보다 더 훌륭한 피칭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그의 볼은 더 빨라질 것이고 그의 변화구는 더욱 예리해질 것이다. 팬들에게는 분명 커다란 즐거움이다.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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