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현장출동] 조광래호 숙소보니…기성용 ‘내기’만 하면 눈물

입력 2010-09-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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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숙소 탐구생활
호텔급 시설…대부분 생활 방에서
A4 10매 분량 조감독 과제 해결도

내기게임 등 1시간 정도 1일 1훈련
잠자리 들기 전 산책·마트 방문도
뜨거운 감동과 여운을 남겼던 2010남아공월드컵은 모두 끝났지만 국가대표팀은 또 다른 신화를 향해 부지런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벤치부터 선수들까지 대거 바뀌었고, 전술적 트렌드까지 달라졌으나 느낌은 예전에 비해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이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7일 이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다시 뭉친 태극전사들의 숙소 생활을 살짝 들여다봤다.


○1인-1실, 특급 호텔 맞먹는 시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파주NFC에서 2명이 한 방을 썼다. 딱히 정해진 원칙은 아니었지만 대개 룸메이트가 배정됐다. 하지만 현 대표팀은 1인 1실을 쓴다. 이란전을 위해 모인 선수 22명도 마찬가지.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이는 바뀌지 않는다. 19세 이하 청소년팀이 함께 머물고 있으나 대표팀은 건물 4층을 통째로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마주 칠 일도 거의 없다.

침대 두 개와 책상, TV, 냉장고, 옷장 등이 구비된 방은 어지간한 고급 호텔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체력단련실과 최고급 식단이 제공되는 식당, 대형 미팅룸까지 있다.

선수들은 훈련(혹은 경기)과 미팅, 식사 등 일정이 없으면 대부분 시간을 각자 방에서 보낸다. 낮잠을 자지 않으면 노트북으로 영화나 드라마 감상, 인터넷 게임을 하고, 독서 등을 즐긴다.



요즘은 부가 업무가 생겼다. 조 감독이 소집 때마다 내주는 과제를 위해 상대 전력과 경기 장면이 담긴 편집 동영상을 보고, A4용지 10매 분량의 리포트를 숙지하는 등 공부까지 해야 한다. 침대에 드러눕든지, 책상에 앉아 하든지 철저한 자유지만 제대로 숙제를 하지 않으면 미운 털이 박혀 차기 소집 때 제외될 것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1일-1회 훈련

전지훈련 등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야 하는 비상 상황이 아닌 탓에 하루에 훈련은 한 차례만 한다.

시간은 탄력적으로 조정되나 무더위로 주로 오후 5시를 넘겨 이뤄진다.

가벼운 러닝으로 시작해 볼 터치, 포지션별 훈련, 조직력 다지기, 세트피스 등으로 이어지는 훈련은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한다. 공식 훈련이 끝난 뒤 프리킥 차기 등 개인 훈련을 포함해도 2시간은 넘지 않는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귀띔.

개인 훈련 때는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내기 게임을 즐긴다. 선후배 할 것 없이 두루 참여한다. 간식거리나 치약과 칫솔 등 생활용품 등을 게임에서 지는 선수가 이긴 선수 몫까지 인근 마트에서 사줘야 한다. 기성용(셀틱)이 ‘마트 털기’ 내기에서 자주 져 쌈짓돈을 털린다.

아침 식사는 대개 오전 9시에 시작하고, 점심 식사는 오후 12시30분 무렵 한다. 저녁은 훈련과 샤워가 끝난 뒤 오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시작된다. 오전 훈련이 잡히면 스케줄은 조정될 수 있다.

훈련 전후로 이뤄지는 미팅에는 상대 팀 분석, 훈련 성과 및 주안점 등이 집중적으로 교육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허락 하에 센터 주변을 산책하거나 인근 당구장, 마트를 방문하며 피로를 푼다. 당구장 출입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설명이었다.파주 |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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