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성배.
SK전 5이닝 3K 무실점 ‘완벽투’
부상·군입대 시련…마침내 부활
“종욱·시헌아 PS때 함께 일내자”
7일 문학 SK전에 두산 김성배(29·사진)가 선발로 예고됐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김경문 감독의 시험무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0점 만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부상·군입대 시련…마침내 부활
“종욱·시헌아 PS때 함께 일내자”
이날 김성배는 5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피안타는 단 1개였다. 직구 최고스피드가 143km였지만 볼끝이 좋아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하고 번번이 야수들에게 잡혔다. 삼진은 3개밖에 없었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해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경제적인 피칭을 펼쳤다. 그 증거로 5회까지 그의 투구수는 56개에 불과했다.
김성배는 이번 승리로 2005년 9월 11일 잠실 롯데전 이후 1822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최근 승리도 2005년 9월 28일 잠실 KIA전 이후 1805일만. 감격적인 승리를 따낸 그는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SK가 강팀이지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
늘 홀로 2군에 뛰는 게 외로웠는데 앞으로는 친구 (이)종욱이, (손)시헌이, (정)재훈이와 같이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성배는 사이드암투수로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을 가진 기대주였다. 그러나 날개를 펼치려고 할 때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해 2005년 8승(3패)을 올리며 팀의 주축투수로 활약했지만 다음해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결국 2006년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한 채 2007년 상무에 입단했다.
지난해 제대해 재기를 노렸지만 이번에는 4월 8일 문학 SK전에서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골절되고 말았다. 한 달간 깁스를 해야 했고 이후 재활에 매달리며 던질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올해 역시 캠프 때부터 부단히 노력했지만 6월 5일 대전 한화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부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중요한 경기에서 그가 해냈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팀에 희망을 안긴 김성배를 바라보는 김 감독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피어올랐다.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