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가 평소 들고 다니는 노트북 가방의 무게는 약 3kg이다. 가방과 노트북과 30GB 용량의 외장 하드디스크, 휴대용 티슈, 간단한 필기도구와 아이폰용 외장 배터리를 더한 무게가 이 정도다. 여기서 가장 많은 무게가 나가는 것은 단연 노트북이다. 처음 가지고 다닐 때는 ‘뭐, 별로 무겁지도 않네’라고 생각했으나 날이 갈수록 부담이 되어 요즘은 웬만하면 두고 다닌다. 12인치 크기에 2kg도 채 되지 않는 무게의 노트북인데도 말이다.
더구나 노트북이 필요한 용도가 간단한 작업일 경우 더욱 들고 나가기가 꺼려진다. 기껏해야 문서 작성과 웹 서핑이 주목적인데, 그걸 꼭 밖에서 해야 하나 싶어지기도 하고…. 아무리 성능이 좋은 노트북이라도 무거우면 가방 속에서는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실제로 가까운 지하철역에 설치된 임시 보관함에 넣어둔 후 돌아다닌 적도 있었다(운동으로 단련되어 10kg 아령도 가볍게 들고 운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모를까).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 집중
모뉴엘 미뉴 N20U(이하 모뉴엘 미뉴)는 가벼운 무게를 가장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제격인 10인치형 넷북. 그 무게는 1kg도 되지 않는 930g이다. 정말이지 가벼움을 위해 덜어낼 수 있는 것은 다 덜어내었다.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D-Sub 포트나 유선랜(RJ-45) 단자 등과 같이 이동 중에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은 과감히 없애 버렸다. 저장 장치로 하드디스크가 아닌 SSD를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유선랜 연결을 위한 USB 연결 어댑터를 따로 제공해준다).
웬만한 소설책과 비슷한 크기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태블릿 PC들보다 겨우 300~400g 정도 무거운 수준에 불과하다. 약 3주 동안 1시간 정도 걸리는 지하철 출퇴근과 2~3시간 걸리는 외근 등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지난 추석에 3시간 정도 걸리는 고향에 다녀오면서도 요긴하게 사용한 기억이 있다. 무게를 위해 덜어낸 기능이 가끔 아쉬워지기는 하나 그 ‘가벼움’만큼은 정말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댑터 무게 또한 가볍다. 모뉴엘 미뉴는 배터리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사용 시간의 압박을 느낀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배터리 어댑터 무게가 340g밖에 안 나가기 때문에 같이 들고 다녀도 큰 무리가 없다. 노트북과 어댑터를 더한 무게도 1,270g으로 웬만한 노트북보다 가볍다.
제품의 외형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전체적인 색상은 하얀색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각종 포트가 위치한 옆면만 검은색과 빨간색 라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특히, 여러 포트가 있는 옆면의 검은색 부분은 알루미늄 패널이 덧대어 있어 USB 메모리나, 전원 단자를 자주 사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상처를 미연에 방지한다. 또한, 하판의 빨간색 라인과 상판과 하판을 연결해 주는 힌지(경첩) 부분이 팔각형 모양으로 제작되어 세련미를 더했다.
좌측면에는 USB 2.0 포트 2개와 마이크/헤드셋 입출력 단자, 도난 방지 락홈이 있고, 우측면에는 4-in-1 멀티카드 리더, USB 2.0 포트, 전원 연결 커넥터가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 언급했지만, D-Sub와 같은 외부 영상 출력 단자는 무게 절감을 위해 빠져 있다. 유선랜 단자도 없는데, 동봉되는 10/100Mbps USB 연결 이더넷(Ethernet) 어댑터를 이용하면 사용할 수 있다. 무선랜은 최신 규격인 802.11 b/g/n 규격을 지원한다.
10인치 형태의 넷북이다 보니 키보드 자체의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키 크기만 놓고 보면 일반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는 키보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오른쪽 시프트(Shift) 키의 크기가 넓어 한글 쌍자음을 입력할 때도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자주 손길이 닿는 키보드 주변과 터치패드가 위치한 팜레스트 부분이 검은 색상의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 있어 지문이나 손때가 묻어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
다만, 터치 패드 크기가 좀 작다는 게 흠이다. 아무래도 작은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손가락이 두껍거나 손이 큰 사람이 사용하기엔 너무 작지 않을까 싶다. 특히 터치패드 수직/수평 스크롤 기능을 사용할 때는 포인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실제 공간이 적어 번거롭다.
영 불편할 경우에는, 제어판 > 마우스 속성 > 장치 설정에서 설정 > 스크롤 > 한 손가락 스크롤 기능을 끄고 사용하거나, 스크롤 영역을 조정해 사용하도록 하자.
LED 백라이트 방식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기존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화질이 밝고, 전력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해상도가 1,024x576으로 상하 폭이 좁아 답답한 기분이 든다. 문서를 작성할 때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10인치형 넷북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 모뉴엘 미뉴를 탓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넷북다운 성능
모뉴엘 미뉴의 기본 사양은 인텔 아톰 N270(동작속도: 1.6GHz, L2 캐시 메모리: 512KB, FSB: 533MHz), 인텔 GMA 950 내장 그래픽 칩셋, 최대 2GB로 확장 가능한 1GB DDR2(533MHz) 메모리, 16GB SSD 저장 장치(320GB 외장 하드 제공)가 탑재되어 있다. 인텔 넷북 플랫폼 1세대 제품으로 코드명 ‘다이아몬드빌’이다. 저전력, 저발열을 중시하는 넷북용 CPU는 성능보다 휴대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운영체계는 윈도우 7 스타터 에디션이 탑재되어 있다.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성능은 아톰 CPU가 탑재된 여타 다른 넷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넷북에서 일반 노트북의 성능을 기대하지 말자. 애초에 간단한 문서 작성, 웹 서핑 정도의 성능을 목표로 하고 휴대성을 강화, 가격을 낮춘 제품이 넷북이다. 그 이상의 성능은 애당초 바라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3D 온라인 게임과 같은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은 절대 무리다.
넷북의 기본 용도인 웹 서핑 정도는 잘 된다. 초기에 나온 넷북 제품 중에 플래시 효과로 도배된 쇼핑몰 페이지를 여럿 띄워 놓고 웹 서핑을 하는 경우 느려지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모뉴엘 미뉴는 그런 현상이 없었다. 여러 쇼핑몰 페이지를 띄워 놓아도 CPU 점유율이 크게 올라가지 않았다. 새로운 웹 페이지를 다시 실행할 때는 높게 올라가기는 했지만, 금세 원상 복귀되어 큰 무리 없이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다(모뉴엘 미뉴의 기본 메모리는 1GB이므로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한다면 약간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다른 넷북과 마찬가지로 1,080p 화질의 동영상 재생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실행은 가능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영상과 음성이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720p 급의 동영상 정도는 감상하는 데 무리가 없다. 실제 가지고 다니면서 7살 아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나 공룡 만화 등을 재생해 보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모뉴엘 미뉴의 성능을 수치로 파악해보기 위해 IT동아에서 노트북 및 데스크탑의 전체 성능을 비교할 때 주로 사용하는 공개용 종합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퍼포먼스 테스트 7.0’으로도 성능을 점검해 보았다(벤치마크 프로그램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으니 그저 참고하는 수준으로만 보는 것이 좋다). 종합 점수는 아래 스크린샷처럼 190~200점 사이를 보였으며, 다른 여러 1세대 넷북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장점이자 단점이 되어 버린 SSD
SSD는 일반적인 하드디스크(HDD)보다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가 빨라 작업 처리 속도나 PC 성능이 향상되는 데 도움이 되는 차기 저장 장치이다. 하드디스크처럼 무겁지 않아 노트북에 탑재하면 전체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충격에도 강해 떨어트리거나 할 시에도 데이터 보호 성능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하드디스크보다 용량이 작고 가격이 높다는 것.
모뉴엘 미뉴의 주 저장 장치는 16GB SSD이다. 다른 여러 넷북을 사용해 본 사용자 입장에서 일반 하드 디스크를 탑재한 넷북보다 윈도우 부팅 속도나 데이터 이동 속도가 약간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16GB라는 용량이다. 윈도우 7 스타터 에디션 운영체계의 필요 용량이 약 5GB 정도여서 남는 용량은 10GB 정도이다. 720p 급 동영상 파일 하나가 1GB 가량하니까 동영상 10편 정도면 남는 용량이 거의 없을 거라는 얘기다.
때문에, 320GB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따로 제공한다. 문제는 외장 하드디스크도 전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 배터리만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애초에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작은 용량인 1,800mAh의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는데,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그만큼 사용 시간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본 기자가 테스트해본 결과,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경우 약 1시간 30분 정도면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경고가 떴다(설정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외장 하드디스크를 그냥 연결한 상태로 사용하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톰 CPU의 낮은 성능을 보완하기에 SSD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넷북만이 아니라 노트북 성능을 높이는 방법 중 SSD 탑재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간단한 작업을 위한 넷북이기 때문에 그리 많은 용량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공감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16GB의 주 저장 장치 용량이 너무 작다고 느끼는 것이 비단 본 기자만의 생각일까? 최신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이 16~32GB인 마당에….
가벼운 무게와 간단한 성능의 넷북을 원하는 이라면!
모뉴엘 미뉴를 사용해 보면서 느꼈던 점은 간단하다. 이제 막 대학교를 입학한 신입생이나,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회사원처럼 항상 노트북을 들고 다녀야 하는 사용자에게 딱이다.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의 장점은 오래 사용해 볼수록 느낄 수 있다. 물론, 아톰 CPU 성능의 한계와 16GB에 불과한 저장 용량이 아쉽긴 하지만,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웹 서핑이 주목적이라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짧은 사용 시간이 아쉽다.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지만, ‘그래도 넷북이라면, 4시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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