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CPU 제조사다. IT 기술의 중심에 PC가 있었고, 그 PC의 두뇌가 CPU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인텔이라는 한 기업이 IT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IT 업계는 PC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S발전 및 기기의 소형화 바람에 의해 태어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IT 기기가 한 축이 되어 주도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TV와 같이 기존의 익숙했던 요소에 새로운 IT 기술을 접목하여 훨씬 쉽게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돕는 기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대해 CPU 및 PC 업계의 맹주인 인텔은 어떠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인텔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10월 1일, IT동아는 인텔의 한국지사인 인텔코리아를 방문, 한국 지역의 마케팅 총괄 담당자인 ‘박성민 상무’를 비롯한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와이파이와 와이브로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 노려
현대인들이 무선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PC나 스마트폰, 휴대용 IT 기기 등 상당히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휴대폰 네트워크에 기반한 3G 통신망, 특정의 무선 접속장치를 중심으로 일정 거리 이내에서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와이파이(Wi-Fi, 무선랜) 네트워크, 그리고 차세대 무선 고속 통신망의 표준 규격에 도전하는 와이맥스(WiMAX)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인텔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특화된 와이맥스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를 비롯해, 노트북 무선 통신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은 와이파이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멀티 무선 네트워크 어댑터를 지난 9월 30일 소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인텔 센트리노 어드밴스트-N(Advances-N) + 와이맥스 6250 칩셋’으로 명명된 이 제품을 내장한 노트북은 별도의 추가 장비 없이 와이파이는 물론, 최근 KT가 전국망 확대를 선언한 와이브로 통신망에도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하다.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지만 이용 요금이 너무 비싼 3G 대신, 요금이 거의 무료나 다름 없지만 접속 지역이 크게 제한된 와이파이에, 약간의 요금이 들지만 전국망 접속이 예고된 와이브로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의도다.
다만 최근, 와이브로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와이맥스(와이브로)의 경쟁 규격이라고 할 수 있는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 기술이 본격적인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와이브로의 미래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는 관계자들도 상당수다. 이에 대한 인텔코리아 측은 “LTE의 등장으로 인해 와이맥스를 비롯한 다른 네트워크의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나날이 방대해지고 있는 인터넷 콘텐츠의 양, 그리고 그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용자의 수를 생각해 본다면 LTE만으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LTE와 다른 통신망이 보완관계를 이루어 공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랫폼의 다양화 노리는 인텔, 태블릿 PC 시장도 ‘주목’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용 PC’라면 일반적인 노트북만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성능보다는 높은 휴대성과 낮은 가격을 강조한 ‘넷북(Netbook)’, 그리고 성능과 휴대성의 균형을 강조하는 ‘울트라씬(Ultra-Thin)’ 등이 등장하여 그야말로 휴대용 PC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넷북과 울트라씬의 규격을 제안한 당사자인 인텔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흐름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상황 역시 언제 바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PC에 적용시킨 ‘태블릿 PC’가 휴대용 PC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물론, 인텔 역시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4일, 인텔 본사에서 개최한 ‘인텔개발자포럼(IDF) 2010’에서 소개된 태블릿 PC 플랫폼인 ‘오크트레일(Oak Trail)’은 기존의 넷북용 CPU인 아톰에 비해 성능과 전력 소비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킨 신형 아톰 CPU를 탑재해 태블릿 PC에 최적화했다.
일명 ‘TC(Tiny Computer, 초소형 컴퓨터)’라고도 불리는 이 새로운 플랫폼은 기존의 태블릿 PC에서 사용하던 구글 안드로이드(Android) 등의 모바일 운영체계는 물론, 윈도우 7과 같은 일반 PC용 운영체계도 탑재가 가능하며, 풀 HD급의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측은 “노트북 외의 플랫폼에서도 우수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인텔의 장점”이라며, “다양한 제조사에서 신형 아톰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인텔의 대응전략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도 중요하지만 최근 IT 업계 최대의 화두라면 역시 스마트폰을 빼놓을 수 없다. ‘PC를 집어삼킨 휴대폰’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 업계 및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인텔의 움직임은 그다지 눈에 띄는 편이 아니었다. 인텔이라는 기업의 규모와 I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지 않을 정도다. 물론, 인텔에서도 지난 5월 스마트폰을 위한 저전력 플랫폼인 ‘무어스타운(Moorestown)’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무어스타운 플랫폼에 대한 스마트폰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한 수준이었고, LG전자와 같은 일부 제조사는 개발 중이던 무어스타운 기반 스마트폰의 출시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인텔코리아 측은 “인텔은 PC 시장의 선도 업체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뉴커머(New comer: 새로 등장한 사람)’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메드필드(Medfield) 플랫폼이 2011년 하반기에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비교적 담담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인텔은 독일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피니온(Infineon)의 무선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사업 부문 전반의 경쟁력의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차후 자사의 행보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새로운 코어 i 3/ 5 / 7 시리즈에 내장될 그래픽 기능에 주목하라
인텔이 모바일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인텔의 주된 사업 영역이라면 PC용 CPU의 제조 및 판매다. 특히, 2008년부터 출시를 시작한 인텔의 코어 i 시리즈(코어 i3 / 코어 i5 / 코어 i7)는 기존의 주력 제품이었던 코어2 시리즈(코어2 듀오, 코어2 쿼드)를 순조롭게 대체하면서 PC용 CPU 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텔을 고삐를 놓지 않고 새로운 코어 i 시리즈인 코드명 ‘샌디브릿지(Sandybridge)’를 준비 중이다. 2011년 내에 출시 예정인 샌디브릿지는 기본적인 연산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CPU 내에 고성능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현재 출시 중인 코어 i 시리즈 중에도 그래픽 기능을 내장한 모델이 있긴 하지만, 이는 기존의 별도 장착형 그래픽카드를 위협할 정도의 성능은 아니었다.
샌디브릿지에 대한 인텔코리아의 기대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시각적인 요소가 강화되면 사용자들이 느끼는 경험의 깊이는 현격하게 향상된다”고 언급하며, “샌디브릿지 기반의 새로운 코어 i 시리즈가 갖춘 그래픽 성능은 기존의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을 긴장시킬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순한 ‘한국 지사’로 머물지 않아
아무리 규모가 큰 글로벌 기업의 이름을 달고 있다 하여도, 본사가 아닌 해외 지사는 단순한 연락 사무소 내지는, 제품 유통 창구에 그치는 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미국 인텔의 한국 지사인 인텔코리아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의견을 표명했다.
“인텔코리아는 단순한 지사가 아니다. 이는 한국 IT 시장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전 세계를 둘러보아도 PC와 TV, 휴대폰 등의 다양한 IT 기기를 동시에 취급하는 대기업은 몇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한국에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단한 기업들이 있다는 것은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인텔코리아는 이러한 한국 주요 IT 기업들과 상대하며 인텔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인텔’에서 ‘경험의 인텔’로
인텔이라는 하나의 기업이 세계 IT 업계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크다. 1971년에 세계 최초의 CPU를 만든 곳이 바로 인텔이었고,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데스크탑 PC 및 노트북에는 인텔이 생산한 제품 및 인텔이 제안한 기술이 들어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 PC에 머무르던 IT의 중심 축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텔 역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예전의 IT 업계가 인텔이 내놓은 ‘기술’에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사전에 철저히 분석하여, 이들이 만족할만한 ‘경험’을 인텔이 제공해야 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텔코리아의 관계자들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기술을 제공하는 인텔’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인텔’로의 변신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될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하지만 최근의 IT 업계는 PC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S발전 및 기기의 소형화 바람에 의해 태어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IT 기기가 한 축이 되어 주도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TV와 같이 기존의 익숙했던 요소에 새로운 IT 기술을 접목하여 훨씬 쉽게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돕는 기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대해 CPU 및 PC 업계의 맹주인 인텔은 어떠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인텔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10월 1일, IT동아는 인텔의 한국지사인 인텔코리아를 방문, 한국 지역의 마케팅 총괄 담당자인 ‘박성민 상무’를 비롯한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와이파이와 와이브로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 노려
현대인들이 무선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PC나 스마트폰, 휴대용 IT 기기 등 상당히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휴대폰 네트워크에 기반한 3G 통신망, 특정의 무선 접속장치를 중심으로 일정 거리 이내에서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와이파이(Wi-Fi, 무선랜) 네트워크, 그리고 차세대 무선 고속 통신망의 표준 규격에 도전하는 와이맥스(WiMAX)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인텔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특화된 와이맥스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를 비롯해, 노트북 무선 통신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은 와이파이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멀티 무선 네트워크 어댑터를 지난 9월 30일 소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인텔 센트리노 어드밴스트-N(Advances-N) + 와이맥스 6250 칩셋’으로 명명된 이 제품을 내장한 노트북은 별도의 추가 장비 없이 와이파이는 물론, 최근 KT가 전국망 확대를 선언한 와이브로 통신망에도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하다.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지만 이용 요금이 너무 비싼 3G 대신, 요금이 거의 무료나 다름 없지만 접속 지역이 크게 제한된 와이파이에, 약간의 요금이 들지만 전국망 접속이 예고된 와이브로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의도다.
다만 최근, 와이브로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와이맥스(와이브로)의 경쟁 규격이라고 할 수 있는 LTE(Long Term Evolution) 통신 기술이 본격적인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와이브로의 미래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는 관계자들도 상당수다. 이에 대한 인텔코리아 측은 “LTE의 등장으로 인해 와이맥스를 비롯한 다른 네트워크의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나날이 방대해지고 있는 인터넷 콘텐츠의 양, 그리고 그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용자의 수를 생각해 본다면 LTE만으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LTE와 다른 통신망이 보완관계를 이루어 공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랫폼의 다양화 노리는 인텔, 태블릿 PC 시장도 ‘주목’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용 PC’라면 일반적인 노트북만을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성능보다는 높은 휴대성과 낮은 가격을 강조한 ‘넷북(Netbook)’, 그리고 성능과 휴대성의 균형을 강조하는 ‘울트라씬(Ultra-Thin)’ 등이 등장하여 그야말로 휴대용 PC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넷북과 울트라씬의 규격을 제안한 당사자인 인텔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흐름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상황 역시 언제 바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PC에 적용시킨 ‘태블릿 PC’가 휴대용 PC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물론, 인텔 역시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4일, 인텔 본사에서 개최한 ‘인텔개발자포럼(IDF) 2010’에서 소개된 태블릿 PC 플랫폼인 ‘오크트레일(Oak Trail)’은 기존의 넷북용 CPU인 아톰에 비해 성능과 전력 소비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킨 신형 아톰 CPU를 탑재해 태블릿 PC에 최적화했다.
일명 ‘TC(Tiny Computer, 초소형 컴퓨터)’라고도 불리는 이 새로운 플랫폼은 기존의 태블릿 PC에서 사용하던 구글 안드로이드(Android) 등의 모바일 운영체계는 물론, 윈도우 7과 같은 일반 PC용 운영체계도 탑재가 가능하며, 풀 HD급의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측은 “노트북 외의 플랫폼에서도 우수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인텔의 장점”이라며, “다양한 제조사에서 신형 아톰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인텔의 대응전략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도 중요하지만 최근 IT 업계 최대의 화두라면 역시 스마트폰을 빼놓을 수 없다. ‘PC를 집어삼킨 휴대폰’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 업계 및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인텔의 움직임은 그다지 눈에 띄는 편이 아니었다. 인텔이라는 기업의 규모와 I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지 않을 정도다. 물론, 인텔에서도 지난 5월 스마트폰을 위한 저전력 플랫폼인 ‘무어스타운(Moorestown)’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무어스타운 플랫폼에 대한 스마트폰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한 수준이었고, LG전자와 같은 일부 제조사는 개발 중이던 무어스타운 기반 스마트폰의 출시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인텔코리아 측은 “인텔은 PC 시장의 선도 업체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뉴커머(New comer: 새로 등장한 사람)’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메드필드(Medfield) 플랫폼이 2011년 하반기에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비교적 담담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인텔은 독일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피니온(Infineon)의 무선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사업 부문 전반의 경쟁력의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차후 자사의 행보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새로운 코어 i 3/ 5 / 7 시리즈에 내장될 그래픽 기능에 주목하라
인텔이 모바일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인텔의 주된 사업 영역이라면 PC용 CPU의 제조 및 판매다. 특히, 2008년부터 출시를 시작한 인텔의 코어 i 시리즈(코어 i3 / 코어 i5 / 코어 i7)는 기존의 주력 제품이었던 코어2 시리즈(코어2 듀오, 코어2 쿼드)를 순조롭게 대체하면서 PC용 CPU 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텔을 고삐를 놓지 않고 새로운 코어 i 시리즈인 코드명 ‘샌디브릿지(Sandybridge)’를 준비 중이다. 2011년 내에 출시 예정인 샌디브릿지는 기본적인 연산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CPU 내에 고성능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현재 출시 중인 코어 i 시리즈 중에도 그래픽 기능을 내장한 모델이 있긴 하지만, 이는 기존의 별도 장착형 그래픽카드를 위협할 정도의 성능은 아니었다.
샌디브릿지에 대한 인텔코리아의 기대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시각적인 요소가 강화되면 사용자들이 느끼는 경험의 깊이는 현격하게 향상된다”고 언급하며, “샌디브릿지 기반의 새로운 코어 i 시리즈가 갖춘 그래픽 성능은 기존의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을 긴장시킬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순한 ‘한국 지사’로 머물지 않아
아무리 규모가 큰 글로벌 기업의 이름을 달고 있다 하여도, 본사가 아닌 해외 지사는 단순한 연락 사무소 내지는, 제품 유통 창구에 그치는 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미국 인텔의 한국 지사인 인텔코리아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의견을 표명했다.
“인텔코리아는 단순한 지사가 아니다. 이는 한국 IT 시장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전 세계를 둘러보아도 PC와 TV, 휴대폰 등의 다양한 IT 기기를 동시에 취급하는 대기업은 몇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한국에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단한 기업들이 있다는 것은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인텔코리아는 이러한 한국 주요 IT 기업들과 상대하며 인텔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인텔’에서 ‘경험의 인텔’로
인텔이라는 하나의 기업이 세계 IT 업계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크다. 1971년에 세계 최초의 CPU를 만든 곳이 바로 인텔이었고,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데스크탑 PC 및 노트북에는 인텔이 생산한 제품 및 인텔이 제안한 기술이 들어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 PC에 머무르던 IT의 중심 축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텔 역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예전의 IT 업계가 인텔이 내놓은 ‘기술’에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사전에 철저히 분석하여, 이들이 만족할만한 ‘경험’을 인텔이 제공해야 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텔코리아의 관계자들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기술을 제공하는 인텔’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인텔’로의 변신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될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