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이모저모

입력 2010-10-04 2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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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된 국외 스마트폰 중에 애플의 아이폰을 제외하면 아마도 HTC의 제품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다. 모토로라와 블랙베리, 노키아의 제품도 출시되었거나 뒤를 이어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HTC 스마트폰 제품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HTC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일반 휴대폰까지 포함한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주요 브랜드다. 그만큼 HTC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예측과 대처가 빨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HTC 스마트폰의 특징은 이제 하나의 상징이 되어 버린 그 독특한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있다. ‘센스 UI’라 불리는 HTC의 인터페이스는 내장 운영체계를 불문하고 마치 하나의 제품을 쓰는 것 같은 일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될 윈도우폰7 내장 제품에서는 이러한 센스 UI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사용자도 더러 있다.

그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비롯해, 국내에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이 HTC의 스마트폰에 대해 알아본다.


윈도우 모바일 6.5 스마트폰의 최강자, HD2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버전인 윈도우 모바일 6.5를 끝으로 이제는 ‘윈도우폰7’으로 다시 태어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스마트폰 운영체계이다. MS가 애플의 아이폰을 상대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았었지만, 시장에서 그렇게 큰 환영을 받지 못했었고(전반적으로 무겁고 사용하기 어렵다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이제는 곧 출시된 윈도우폰7에 가려 더 이상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비운의 운영체계로 전락했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인 윈도우 모바일 6.5 운영체계를 탑재하고 국내에는 뒤늦게 출시된 HTC HD2가 세계 시장에서 잠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의 윈도우 모바일 6.5 스마트폰인 ‘옴니아2’보다 완성도 면에서 더 나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래서 현재에도 ‘윈도우 모바일의 레전드’라고 불리고 있다.

당시 HTC HD2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1GHz CPU 탑재’라는 기본 사양만으로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고성능 스마트폰에 1GHz CPU가 탑재되지만, 그 때에는 그리 흔치 않았던 것이 사실. 또한, 4.3인치 크기의 정전식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 도 그러한 인기에 한 몫했다.


어떤 이들은 4.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으로서 너무 크지 않느냐 지적하기도 했는데, 지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갤럭시S(4인치)와 아이폰(3.7인치)의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스마트폰 중에서 다소 큰 편에 속하긴 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주변 배젤 부분이 얇아 생각보다 그렇게 크게 느껴 지지 않는다는 사용자도 많았다.

이외에도 1,230mAh의 배터리 용량, 이중 LED 플래시 라이트가 달려 있는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 3.5mm 이어폰잭, 표준 마이크로 USB 연결 단자, G-센서, 근접 센서, 조도 센서, 블루투스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서 당시로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센스 UI를 탑재함으로써 그 동안 윈도우 모바일 6.5로 인한 ‘무거운 느낌’을 지웠다는 것이 큰 인기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수가 그리 많지 않았고, 국내에 출시되는 시기도 너무 늦어 사용자들로부터 더 이상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안타까운 스마트폰이었다.




구글에서 자신있게 출시했던 넥서스원

구글에서 자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처음으로 탑재하고 공식적으로 판매에 나섰던 제품이 바로 ‘넥서스원’이다(이제는 넥서스원 판매를 구글이 담당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 공식 출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중 가장 최신인 2.2(프로요)버전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스마트폰이기도 하며, 구글 인증 마크인 ‘with Google’을 받기 위한 안드로이드 2.2버전 스마트폰의 기준점이 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구글 자사의 스마트폰인 만큼 안드로이드 2.2 버전 업데이트는 타사 제품보다 빨랐다. 이에 반해 타사 안드로이드 스마프톤은 별도의 최적화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업데이트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KT를 통해 출시되어 아이폰 출시 이후 부족했던 KT의 안드로이드폰 진영을 다소 메울 수 있었으며, 출시 당시 60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대표적인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1GHz CPU와 3.7인치 크기의 정전식 터치 방식 LCD, 전자 나침반, 조도센서, 근접센서, 가속센서 및 LED 플래시가 달려 있는 500만 화소 오토 포커스 카메라 등이 탑재되어 있다. 이외에도 512MB의 내장 메모리, 16GB 마이크로SD 외장 메모리 카드 슬롯(최대 32GB)을 기본 제공한다.

또한, 안드로이드 2.2 운영체계의 탑재로 외장 메모리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저장할 수 있으며, 기존 2.1버전 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되었고, 휴대용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3G 신호를 와이파이로 전환해 주는 테더링 기능), 플래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을 알리다, 디자이어


HTC ‘디자이어’는 HTC가 국내에 출시한 안드로이드폰 중 가장 나은 평가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KT의 아이폰에 맞서기 위한 SKT 안드로이드폰 라인업 중 하나이며, 기본 사양은 구글 넥서스원과 비교해 그리 큰 차이가 없다. 한편 디자이어는 국내에서 출시된 안드로이드폰(대부분 1.6 또는 2.1버전) 중 가장 먼저 2.2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구글 넥서스원과 디자이어는 형제 제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동일하기 때문이다(지난 9월 7일부터 디자이어는 2.2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다만, 넥서스원과 다른 점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센스 UI)다.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기본 UI를 잘 따른 제품이지만, 디자이어는 HTC의 자랑인 센스 UI를 탑재해 보다 제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외에 입력 방식의 작은 변화도 달라진 점이다. 구글 넥서스원은 터치 방식에 클릭이 가능한 트랙볼이 추가된 입력 방식이었지만, 디자이어에서는 트랙볼이 빠진 대신 직접 눌러야 하는 프레스 버튼과 광학 마우스 버튼으로 교체되었다.


HTC는 최근 국외에서 디자이어 HD와 디자이어 Z를 추가 발표하며 자사의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충실히 하고 있다. 디자이어 HD는 디자이어와 비슷한 기본 사양에 4.3인치의 큰 LCD 화면과 800만 화소 카메라 탑재로 멀티미디어 성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이어 Z는 퀄컴 800MHz CPU가 탑재되어 기존 1GHz CPU보다 성능이 낮긴 하지만, 슬라이드 방식의 쿼티 키보드가 탑재되어 소셜 네트워크 프로그램 사용이나 메시지/이메일 전송 등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KT를 위한 맞춤 보급형 스마트폰, 레전드

가장 최근에 국내에 출시된 HTC 스마트폰이 바로 KT의 레전드이다. 국외에서 먼저 출시된 제품으로 당시에는 보급형 제품이 아니었지만, 아이폰4가 출시된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위해 KT가 선택한 것이 HTC 레전드다. 또한, SKT에서 곧 출시될 보급형 스마트폰인 ‘와일드 파이어’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련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레전드의 기본 사양은 정전식 터치 입력 방식의 3.2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320x480 해상도, 600MHz CPU, G-센서, 디지털 나침반, 근접 센서, 조도 센서, 1,300mAh 배터리 용량, 오토 포커스 기능의 500만 화소 카메라, 플래시, 블루투스 지원 등이며, HTC 특유의 센스 UI가 적용됐다.

레전드의 특징으로는 외부 재질이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가볍다는 점,다운로드가 가능한 다양한 HTC의 위젯을 설치할 수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개인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원하는 콘텐츠를 7개의 초기 화면에 원하는 대로 배치하여, 사용 환경에 따라 초기 화면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스마트폰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까지는 HTC라는 업체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OEM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도 있었지만, HTC는 그동안 꾸준하게 자사의 제품을 발전시켜 온 업체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업체 중 4위, 전체 휴대폰 판매 업체 중 8위(2010년 2분기, 출처: 가트너)라는 현 위치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자사의 독특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발전은 물론, 하드웨어 제조 기술까지 점진적으로 발전한 그간의 모습이 앞으로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HTC의 스마트폰은 앞으로 계속 국내에 출시될 것이다. 2010년 4분기 출시 예정인 제품을 비롯해 내년에도 다양한 제품이 선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아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그리 크지 않지만, 향후 더욱 다양한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가 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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