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퍼 정일미-김주미 (왼쪽부터).
신구 세대간 새로운 경쟁구도 기대
해외에서 뛰던 스타들의 컴백으로 내년 KLPGA 투어에 더욱 뜨거운 우승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14일 미 LPGA 투어에서 활약해온 정일미(38·엔프리시스)와 김주미(26·하이트), 송아리(24), 이정연(31)이 11월 16일부터 열리는 2011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출전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홍진주(27·비씨카드), 임성아(26·현대스위스저축)에 이어 LPGA 스타들의 컴백이 잇따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KLPGA 투어는 10∼20대 위주로 재편됐다. 스타들 대부분이 2∼3년간 국내에서 뛴 후 해외로 진출하면서 중견선수들의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스타들의 컴백으로 일본처럼 KLPGA 투어에서도 신구 세대간의 경쟁구도가 기대된다.
정일미는 2004년 미국 진출 이전 국내에서 8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1999년과 2000년 KLPGA 투어 상금여왕을 차지하는 등 국내 여자골프 1인자로 군림했었다. 김주미 역시 KLPGA 투어에서 큰 획을 그었던 주인공이다. 2003년 프로 데뷔 첫해 대상과 신인상, 상금여왕을 싹쓸이하며 초대형 루키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주미를 시작으로 송보배, 신지애 등이 거물신인의 계보를 이었다.
한때는 국내외에서 이름을 날린 간판급 스타들이 시드 순위전에 출전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또 시드 순위전을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다.
올해부터는 시드 순위전이 미국의 Q스쿨처럼 지옥의 레이스로 펼쳐지는 것도 컴백 스타들에게는 부담이다. 지난해까지는 예선 없이 4라운드 72홀 경기를 통해 상위 50명에게 풀시드가 주어졌지만 올해부터는 예선 2라운드(36홀) 후 상위 100명이 본선 3라운드(54홀)를 치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총 90홀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관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예선통과자 100명과 KLPGA 시즌 상금랭킹 51∼70위 선수와 함께 경쟁해야 한다.
본선에서 최소한 50위안에 들어야 내년 정규투어 출전이 보장된다.
홍진주와 임성아는 지난해 시드순위전을 10위와 25위로 통과했다.
반면 LPGA 출신인 조령아는 120위에 그쳐 탈락했다.
한명현 KLPGA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뛰던 선수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아졌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한국여자골프대회의 상금이 높아지고 대회수도 줄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LPGA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