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김현식·유재하 사망, 그들의 가슴 시린 우정

입력 2010-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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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방극장의 뜨거운 화두인 ‘막장 드라마’ 논란이 1970년대에도 있었다는 걸 아십니까. 연예계에 여자 매니저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요. ‘님은 먼곳에’의 가수 김추자가 한때 ‘간첩’이라는 허무맹랑한 괴담에 시달려야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근대 한국의 연예계와 대중문화계. 스포츠동아가 그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봅니다. 해방 이후는 물론 그 이전 시기, 한국 대중문화계에서 벌어진 숱한 사건과 사고, 미담과 가십의 역사, 스타들의 사랑과 이별…. 스포츠동아가 오늘부터 그 역사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가수 김현식-유재하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가수 김현식-유재하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김현식(1990년)·유재하(1987년) 사망, 그들의 가슴 시린 우정

1985년의 어느날, 노래 ‘사랑했어요’로 인기가 높던 가수 김현식은 자신이 이끄는 그룹에 대한 오랜 꿈을 현실로 옮기기로 했다. 그는 당시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김종진과 전태관, 박성식, 장기호를 끌어들였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사람의 뮤지션이 가세했다. 바로 유재하다.

11월1일은 김현식과 유재하가 3년의 시간을 두고 세상과 이별한 날이다. 유재하는 1987년 오늘 새벽, 서울 한남동 부근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3년 뒤 같은 날 오후 5시20분, 김현식도 간경화로 스러졌다.

두 사람은 생전, 함께 음악을 하는 동지이자 선후배였다. 이들은 1985년 김종진 등과 의기투합해 ‘봄여름가을겨울’이란 이름으로 밴드 활동에 함께 나선다. 1986년 ‘비처럼 음악처럼’을 타이틀로 한 김현식의 3집 음반 ‘봄여름가을겨울’은 그렇게 탄생했다.

유재하는 이 앨범에 끝까지 함께 하지는 않았다. 이 앨범에 실린 ‘가리워진 길’을 만든 유재하는 1986년 8월 김현식과 헤어졌다. 그리고 3개월 뒤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을 냈다. “유재하는 훗날 데뷔 앨범에 담길 노래를 김현식에 선보였지만 김현식이 그 가운데 이 노래만을 택했다”고 전태관은 기억했다. 김현식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서 키보드를 치며 음악적 재능을 발휘한 유재하에 대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풍부한 음악성을 가졌고 언제나 섬세한 감각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빛났다”고 자신의 수기에서 회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요절’했지만, 진하고 오랜 그리고 영원할 감성을 남겨놓았다. 두 사람의 노래와 음악은 이미 그 흘러간 시간 속에서 오늘까지 불리고 또 불리고 있다. 김현식의 후배이자 한때 ‘사촌동생’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김장훈은 “형이 잊혀지는 게 싫다”며 1일 김현식의 20주기에 맞춰 헌정음반 ‘레터 투(Letter to) 김현식’을 내놓았다.

또한 최근 개봉한 류승수, 이솜 주연 영화 ‘맛있는 인생’을 통해 유재하의 명곡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순수한 감성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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