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신신애 ‘돈아…’ 매니저 횡령과 묘한 일치

입력 2010-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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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오늘, 서울지검은 가수겸 연기자 신신애(사진)의 전 매니저 이 모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씨는 1993년 신신애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야간업소 출연료 1억2000만원을 가로채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이 씨가 출연료를 횡령한 것을 몰랐던 신신애는 이후 한 야간업소 관계자로부터 “매니저와 짜고 출연료를 착복했으니 돌려주지 않으면 혼내주겠다”고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신신애는 2년 전 큰 인기를 모은 노래 ‘세상은 요지경’에 이어 신곡 ‘돈아 돈아 돈 돈’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노래 ‘돈아 돈아 돈 돈’은 1994년부터 세상에 회자됐다. ‘돈아 돈아 돈 돈 양심머리 없는 돈아/훔친 돈이 아니라카모 감추기는 와 감추며/데러븐돈 아이라카모 돈 세탁은 월라카노/…/어허 돈 바람에 인생이 울고/어 어 허허 돈돈돈 돈 바람에 세상이 돈다/…’라는 노랫말은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맞물려 화제를 모았다.

‘검은 돈’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세태를 풍자하던 신신애가 정작 본인이 매니저의 출연료 횡령으로 울어야 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간호학과를 나와 한때 병원에서 근무했던 신신애는 1977년 MBC 9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1990년 MBC 드라마 ‘동방각하’에서 사시를 지닌 동방의 아내 역을 맡으면서다. 이후 코믹 조연배우로 떠올라 개성 강한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1993년 봄 KBS 2TV 드라마 ‘희망’에서 “1200곡의 노래를 부를 줄 안다”고 떠벌이고 다니는 여인을 맡아 남다른 노래 실력을 과시했다. 이 것이 계기가 돼 가수 김수희의 권유로 1993년 4월 ‘세상은 요지경’을 내놨다.

구전가요에 노랫말을 붙인 ‘세상은 요지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흔들어대는 ‘이판사판춤’과 함께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이 노래로 신신애는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매니저의 횡령 사건이 그녀에게 남긴 상처는 다시 연기에 전념하는 과거의 일상을 되돌려주는 작은 계기가 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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