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스포츠동아DB]
병역 해결한 선배들 동생 위해 더 열심히
조범현 감독, 선배 김시진 코치와 의기투합
KBO선 아낌없는 지원까지…‘3박자’ 척척
야구국가대표팀이 대만을 따돌리고 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만과 일본에 잇달아 무릎을 꿇으며 팬들 가슴 속에 ‘도하 참사’로 남아있는 2004년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낸 값진 쾌거.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조범현 감독, 선배 김시진 코치와 의기투합
KBO선 아낌없는 지원까지…‘3박자’ 척척
○최고의 팀워크, 부담감을 떨쳐내다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잇단 선전,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으로 언제부턴가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따야 본전’인 대회가 됐다. 추신수 김태균 이대호에 류현진 윤석민까지, 최고의 선수들만 모였기에 더 그랬다.
그러나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고, “역대 대표팀 중 최고 팀워크”라는 주장 봉중근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이미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들이 미필자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자고 뜻을 모으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선배들에게 받은 선물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다짐은 결국 금메달로 맺어졌다.
○조범현과 김시진의 ‘아름다운 동행’
조범현 감독이 선배인 김시진 감독을 투수코치로 ‘모셔왔을 때’, 주변에선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후배인 자신이 감독을 맡으면서 선배를 코치로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선배인 김 감독이 이를 받아들인다는 건 더욱 그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아름다운 동행’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줬고, 자발적인 의지를 이끌어냈다. 선배인 김 코치는 ‘코치로서 역할’에 충실했으며, 후배인 조 감독은 ‘코치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하는 한편 선수들보다 더 치열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완벽한 물밑 지원
대만-일본의 준결승전이 승부치기 끝에 대만의 승리로 끝났을 때, 한국야구위원회(KBO) 한 관계자는 “금메달만 딴다면 일본 전력분석에 들어간 수많은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일본전에 대비해 준비한 전력분석 자료를 한번 써보지도 못하게 됐지만, 결코 헛된 돈이 아니었다는 말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외곽부대는 대표팀에 어느 때보다 소중한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전력 분석에 동영상 자료도 첨부됐다. 이뿐 아니라 KBO 현장 지원스태프들은 밤을 새워가며 선수단 뒷바라지에 땀을 쏟았다. 이번 우승이 비단 24명 선수들의 금메달이 아닌, 함께 노력한 모든 이들의 영광인 것도 그래서다.
광저우(중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