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X판” SK 내년 예상 질문에 극언, 왜?

입력 2010-1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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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엄살? 결과야 지켜봐야겠지만, 그의 화법을 고려하면 단순한 엄살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마무리 훈련을 지켜본 SK 김성근 감독이 예전에 없던 강한 어투로 부정적 시각을 내비쳐 주목된다. [스포츠동아 DB]

마무리 훈련 불구 보유전력 한계 비관
대만투수 판웨이룬 영입 건도 회의적
SK 김성근 감독은 요즘 허리가 아프다. 8월부터 디스크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는 했었지만 아직 못 받고 있다. “틈이 없었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약속된 스케줄을 강행하고 있다. SK의 고지 마무리 훈련도 흔들림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 마무리 훈련을 위해 연말 시상식 참석도 최소화할 생각이다.

문제는 요즘 김 감독이 몸만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늘 비관론자였지만 그 비관론은 언제나 현실에 근거했다.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만전을 기해서 움직였다. 바깥에서는 ‘엄살’, ‘부자 몸 사리기’라 했어도 어쨌든 그렇게 살아남았고, 이겨왔다.

이런 김 감독이 요즘에는 비관론을 넘어 부정론자가 된 느낌이다. 마무리 훈련 성과에 대해 묻자 예상을 깨고, 강도 높은 그리고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X판”이라는 극언마저 나왔다. 언어에 품위를 두는 김 감독 화법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당초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 목표를 ▲비주전 야수의 레벨업 ▲투수들의 제구력 향상이라고 설정했었다. 그러나 “할말이 하도 없어서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보유 전력에서 도저히 추가 동력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암담함’이 배어있다.

유격수 박진만이 가세했지만 평가를 아꼈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 대만투수 판웨이룬 영입에 대해서는 “10억을 쓸 수 있겠나?”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단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의 ‘우울’은 선수들의 의욕이 아니라 ‘SK의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예감에 원인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성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프로 감독의 신분, 게다가 2011년은 계약 만료 시즌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우회적으로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약=약속’이라 해석한다면 어떻게든, 또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실제로 “늘 그래왔듯 어떻게라도 있는 전력에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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