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롯데 전준우, 특명! 붙박이 3루수…수비펑고 올인

입력 2010-12-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년만에 3루수 복귀 구슬땀
양승호감독 무한신뢰…외야수→3루수 복귀
매일 2시간씩 수비 펑고 받으며 감각 익히기

거칠었던 스윙폼 바꾸자 금년 홈런 19개 쾅!
내년시즌 롯데 첫 20홈런-20도루 선수 도전
3할타자+주전 3루수…믿음에 꼭 보답한다!
롯데 전준우가 데뷔 3년만인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14경기에 나가 19홈런과 57타점을 기록했고 타율 0.289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9회 결승홈런을 터뜨리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준우는 내년 목표를 데뷔 첫 3할과 20홈런-20도루로 잡았다. 20홈런과 20도루는 롯데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해내지 못했다. 전준우에게는 내년 시즌 또 하나의 커다란 도전이 있다. 롯데의 주전 3루수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양승호 감독이 전준우를 3루수로 지목하면서 내야를 떠난지 3년만에 다시 원래 포지션이었던 3루로 돌아왔다. 전준우는 신인 때와는 분명 다르다며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준우의 성공적인 3루수 복귀를 기대한다.


○롯데 3루수는 전준우

전준우는 건국대 시절 4년동안 주전 3루수로 뛰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에 선발될 만큼 대학야구에서는 알아주는 3루수였다. 3루수 전준우의 약점은 송구의 정확성이다. 핸들링과 강한 송구력을 갖췄지만 송구가 불안했다. “대학 3학년 춘계리그때 한경기에서 악송구를 3개 한 적이 있어요. 정말 제 스스로가 실망스러웠죠.”입단 첫해 롯데 코칭스태프가 전준우에게 외야를 권유한 것도 역시 송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싫다고 했죠!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님이 연습게임 때 저를 외야로 내보내시는 거예요.” 얼떨결에 나갔던 외야에서 전준우는 3년만에 인정받는 선수가 됐다. 그런 전준우에게 3루 복귀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또 싫다고 했죠. 감독님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셨고 제 마음속에도 3루는 항상 고향 같은 곳이라서요.” 양승호 감독은 “준우는 충분히 3루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팀과 개인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믿음이 성공의 최대 지원군


양승호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공필성 수비코치에게 특명을 내렸다. “내년 3루수는 무조건 전준우다. 준우를 3루수로 만들어라.”전준우는 요즘 공필성 수비코치에게 매일 2시간씩 펑고를 받는다. 자율훈련 기간이지만 내년 롯데 내야를 이끌어갈 전준우와 황재균은 쉴 틈이 없다. 공필성 코치가 강조 하는 것은 기본기다. “실책은 항상 욕심과 과시욕에서 나온다. 스텝과 밸런스 훈련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3년 동안 내야펑고를 받지 않았지만 전준우의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 공 코치는 12월 적응을 거쳐 스프링캠프때 전준우에게 좀 더 강도높은 훈련을 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준우가 3루수로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의 절대적인 지원이다. 양승호 감독은 전준우가 몇 개의 실책을 하든 관계없이 계속 주전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감독과 선수의 신뢰관계가 쌓이면 선수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전준우가 3루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독이 얼마나 믿고 꾸준하게 기용해 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3할과 20홈런-20도루



전준우는 올해 인상적인 홈런을 많이 때렸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9회초 5-5 동점상황에서 두산 정재훈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때렸다. 7월6일 마산 넥센전에서는 4-4 동점인 9회말 2사후 생애 첫 끝내기 2점홈런을 터뜨렸다. 8월20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5-5로 팽팽하던 8회말 결승 3점홈런을 날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전준우는 올해 19개의 홈런을 때렸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거칠었던 스윙이 좋아졌다”며 내년에는 20개 이상을 칠 것이라고 했다. 전준우는 홈런보다는 안타에 대한 욕심이 더 많다. “저는 많이 출루해서 도루하고 득점하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제가 홈런타자는 아니거든요.”내년 전준우의 목표는 3할과 20홈런-20도루다. “첫 번째는 3할이죠. 장타칠 선수들 많으니까 저는 출루율과 3할에 포커스를 맞출 겁니다.” 롯데 구단에서 지금껏 아무도 하지못한 20홈런-20도루도 욕심이 난다. 전준우는 클리블랜드의 추신수처럼 해마다 3할과 20홈런-20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이제부터가 전준우 야구의 진짜 시작이다.
3년만에 다시 3루수로 복귀한 롯데 전준우. 그는 양승호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핫코너에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3년만에 다시 3루수로 복귀한 롯데 전준우. 그는 양승호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핫코너에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롯데 주장이 돼서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싶다

전준우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팀선배 조성환이다.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최고 선배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조성환 선배같은 마음이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롯데의 팀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주장 조성환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롯데는 이제 주장이 조성환에서 홍성흔으로 바뀌었다. 전준우는 자신보다 팀과 동료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주장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건국대 시절 그도 주장이었다. 롯데의 주장이 돼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전준우의 가장 큰 꿈이다.


○기본기가 좋아야 업그레이드가 빠르다

“스윙을 바꾸자. 바꾸면 무조건 성공한다.” 데뷔초 전준우의 스윙은 바깥쪽으로 돌아나오는 스윙이었다. 잘맞은 타구는 대부분 파울이 됐고 몸쪽과 변화구에 약점이 많았다. 최근 타격의 흐름은 몸쪽공도 밀어칠 수 있는 스윙이다. 방망이 헤드가 늦게 나오면서 빠른 스윙 스피드를 강조한다. 김무관 코치는 전준우에게 스윙을 바꾸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시청각교육과 개인훈련으로 스윙을 교정했다. 롯데가 다른 구단보다 훈련량이 적지만 전준우는 매일 500개씩 스윙을 했다. 타격폼을 촬영한 비디오를 보고 또 촬영하고 또 보면서 약점을 고쳐 나갔다. “턱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조금 내려라!” 올해초 김무관 코치가 전준우에게 조언한 한마디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헤드업이 사라지면서 스윙이 그때부터 달라졌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변화구도 잘맞구요.” 김무관 코치는 “차세대 롯데의 중심타자다. 아직 6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2011년 롯데에서 가장 주목할 타자라고 치켜세웠다.


○소처럼 우직하게

건국대를 졸업한 전준우에게 선배들은 ‘소’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소는 힘세고 우직하며 성실하고 때로는 빠르다. 전준우는 자신의 별명을 좋아한다. 그는 자신이 항상 묵묵하고 성실하게 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전준우의 3루수 성공여부는 자신과 롯데구단, 그리고 신임 양승호 감독에게 모두 중요하다. 최고의 외야수가 될 수 있는 그가 3루수로 복귀한 것은 당장 개인에게는 마이너스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준우가 3루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크게 나타날 것이다. 전준우는 엄청난 잠재력을 품고 있는 선수다. 그는 기량도 출중하고 멘털적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인 선수다. ‘3루수 전준우!’롯데의 선택이 멋지게 맞아떨어지기를 기대한다.


▶전준우는? ○생년월일=1986년 2월 25일 ○학교=흥무초∼경주중∼경주고∼건국대 ○키·몸무게=184cm·90kg(우투우타) ○프로 데뷔=2008년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으로 롯데 입단 ○2010년 연봉=2800만원 ○2010년 성적=114경기 350타수 101안타(타율 0.289) 19홈런 57타점 16도루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