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은비 폭행녀’ (위)와 ‘지하철 성추행남’ (아래).
‘패륜녀’‘패륜남’이란 패륜아에서 파생된 단어다. 패륜아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는 데, 누리꾼들은 男女 성별을 구분하여 ‘패륜녀’ ‘패륜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패륜녀’‘패륜남’은 대부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에서 먼저 화제가 되고, 고발된 경우가 많다.
○ 2010 '패륜녀' 3
1. 환경 미화원에게 막말...‘경희대 패륜녀’
지난 5월 미화원의 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네이트 판 게시판에 ‘경희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경희대 패륜녀’사건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게시물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교내 화장실에서 환경 미화원이 세면대 청소를 하던 도중에 여학생이 먹다 남은 우유를 치우지 않자 환경 미화원에게 “재수없다”,“미친 것 아니냐”등 욕설과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이 올라온 지 이틀 만에 당시 상황을 담은 녹취록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경희대 패륜녀’ 사건은 더 큰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경희대 측은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표명했고, 가해 학생은 직접 환경 미화원에게 찾아가 사과를 했다.
‘경희대 패륜녀’사건으로 인해 인터넷 뿐만 아니라 모 대학교에서는 대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교내 환경 미화원 등 용역 업체 직원에 대한 관심과 존중심을 갖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를 본 한 대학생은 “대학생으로서 ‘경희대 패륜녀’사건은 매우 부끄러워요. 학교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죠.”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분들이 마치 소외계층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더 차별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2. 싸우다 보니...‘임산부 발길질녀’
‘경희대 패륜녀’사건에 이어 같은 달 5월 ‘임산부 발길질녀’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2의 경희대 패륜녀’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다.
한 포털 사이트에 경기도 부천시 경인국철 소사역 구내에서 20대 여성이 만삭의 임산부와 새치기를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서로 폭행을 가하던 중 임산부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가해 여성이 임산부에게 '임신한 줄 몰랐다'며 사과한 사실이 경찰 측에 의해 알려졌으나 누리꾼들은 오히려 몰지각한 여성이라며 비난했다.
3. 술에 너무 취해서...서초동 ‘고양이 은비 폭행녀’
지난 6월 채모씨(24.여)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 오피스텔에서 이웃의 페르시안 고양이를 폭행하고 10층 밖으로 던져 살해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영상이 동물사랑실천협회 사이트에 공개됐다.
채씨는 남자친구와 다툰 뒤 술을 사려고 편의점에 가던 중 이미 술에 취한 상태에서 오피스텔 복도에 있는 고양이를 마구 때린 후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고양이가 여성의 손을 할퀴자 건물 밖으로 집어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누리꾼들은 '고양이 은비', '고양이 폭행녀' 등 으로 부른다. 채씨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2010 ‘패륜남’ 3
1. 사과했는데...‘연세대 쓰레기남’
12월 13일 연세대학교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세연넷’에 ‘무개념 학생을 처벌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13일 학교 중앙도서관 엘리베이터에서 한 남학생이 용역업체 소속 60대 미화원과 부딪혔다. 이에 미화원이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남학생은 욕설을 퍼부으며 옆에 있던 쓰레기 봉투를 짓밟았다.
이 글을 본 학생들은 “충격적이다”,“그 학생 찾아서 처벌하자”이라고 반응했다.
그러나 미화원의 선처로 ‘연세대 쓰레기남’의 신분은 더 이상 밝혀지지 않았다.
2. 여성 허벅지 더듬은 ‘지하철 성추행남’
12월 1일 ‘11월 30일 신도림행 마지막 열차’라는 제목의 1분 40초 분량의 지하철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한 인터넷 카페에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심야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옆자리 여성의 허벅지를 더듬는 장면이 건너편 의자에 앉은 승객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촬영됐다.
온라인에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경찰의 수사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성추행 용의자는 당일 밤 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3. 지하철 잘못 타서...지하철 ‘폭행남’
지난 14일 한 누리꾼의 휴대전화 의해 지하철에 한 남성이 여성의 머리를 때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큰 관심을 모았다.
동영상 속 가해자 김모씨(29)는 같은 칸에 탄 여성의 머리와 뺨을 3차례 폭행했다.
경찰은 지난 2일 김씨가 목적지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전동차를 잘못 타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한모씨(22.여)가 부딪히자 화가 나서 폭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씨의 112 신고로 인해 현행범으로 체포 불구속 입건됐다.
동아닷컴 |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