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연예인들 강원폭설에 고립
강원 동해안 지역에 11일부터 이틀 동안 1m가 넘는 눈이 내려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눈은 쉽게 그치지 않아서 14일에도 여전히 쌓이고 있어 피해는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 이날 대구와 경북, 부산, 경남 지역에까지 폭설이 내려 많은 학교가 휴업하고 일상은 뒤엉키고 있다. 적당히 쌓인 눈은 세상을 환하게 비추며 아름다운 설경을 꾸며준다. 그러나 이처럼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큰눈은 절대 반갑지 않다.
30년 전인 오늘, 연예인들이 강원도 탄광촌 위문공연차 길을 나섰다 눈길에 상당한 고생을 해야 했다. 1981년 오늘 새벽, 코미디언 남보원과 방송인 겸 가수 임성훈, 가수 이은하, 서수남·하청일, 김씨네 등 연예인들이 강원도 장성탄광으로 위문공연을 떠났다.
당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탄 버스는 장성 부근 비행재를 넘다 미끄러운 눈길에 아슬한 운행을 하다 결국 멈춰섰다. 연예인들은 버스에서 내려 걷거나 다시 버스를 타는 등 무려 12시간에 걸쳐 눈길 위에서 긴장해야 했다.
당시 중앙관상대(현 기상청)는 당일 강원도 지역은 비 또는 눈이 온 뒤 갠다고 예보했다. 또 2월13일 역시 비 또는 눈이 온 뒤 맑겠다는 예보가 나왔다. 한 달 전 강원도 영서 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고 당시 중부지방에 큰 눈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중앙관상대는 2월 중순까지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됨에 따라 추운 날이 많고 지형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연예인들이 겪은 눈길 고생이 어림짐작할 만하다.
자연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과 은혜로움 뒤로 그 재해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기만 하다.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 내리고 있는 눈이 어서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