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무결점 주키치, 아내에 5승 ‘출산 선물’

입력 2011-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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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주키치. 스포츠동아DB

칼날커터로 한화전 10K 무실점 5승
이기든 지든 믿음주는 ‘짠물투’ 강점
미국 떠나는 아내 앞에서 V 기쁨두배
LG 외국인투수 주키치(29·사진)는 매력적인 투수다. 좌완투수에다, 직구구속은 시속 140km대 중반이지만 195cm의 장신에서 내리 꽂는 높은 타점이 장점이다. 게다가 축족인 오른발을 크로스로 내디디면서 투구한다. 타자들이 볼을 보기 어려운 각도다.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다. 각도 큰 커브에다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했다. 가장 큰 무기는 국내투수를 포함해 가장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 컷패스트볼(커터)로 꼽힌다. 직구와 똑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날카롭게 꺾이는 예술적인 커터로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피한다.

‘커터의 마법사’ 주키치가 다시 한번 비상했다. 주키치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동안 단 2안타만 허용한 채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7회 2사후 마운드를 물러날 때까지 매이닝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팀의 4-0 완승을 이끌어냈다. 주키치는 이로써 시즌 5승째(2패)를 수확했고, 방어율은 3.27로 낮췄다.

시범경기에서 갈비뼈 부상으로 시즌 초반 고전했으나, 갈수록 한국야구에 적응하며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월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놓쳤지만 9이닝 1안타 완봉승을 거뒀고, 5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9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문제는 다혈질인 성격. 심판의 볼 판정이나 보크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스스로 무너질 때가 종종 있었다. 1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도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한화전에서는 스스로 각오를 다질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의 부모가 지난주 금요일 입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함께 있던 그의 아내는 8월에 출산 예정. 부모와 함께 아내도 10일 미국으로 떠난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집중력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110개의 투구 중 직구 37개와 커브 25개, 커터 22개, 체인지업 22개를 분산해 던졌다. 주키치의 전담포수처럼 안방에 앉는 심광호의 리드에 따라 초반에는 커터와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다. 그리고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카운트 잡는 공과 승부구를 반대로 바꿨다. 좌우 코너를 폭넓게 활용하는 특유의 제구력도 빛났다.

주키치는 경기 후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미국 집으로 가는데, 아내와 부모님 앞에서 던지는 마지막 투구였다. 승리해 기쁘다”면서 “야수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잘 해줬다. 오늘 최대한 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잠실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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