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덕아웃 접수한 ‘입심 9단’ 이대호

입력 2011-06-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빅보이’ 이대호는 2년 연속 타격 7관왕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그 시발점은 지난달 2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시즌 7차전. 그날 이대호는 삼성 선발 정인욱을 상대로 자신의 프로 첫 3연타석 홈런을 신고했다. 그 덕에 당시 홈런 선두(11개)였던 삼성 최형우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 7일 대구구장에 나타난 이대호. 훈련에 앞서 예의 바르게 삼성 덕아웃을 찾았다. 류중일 감독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류 감독으로선 달갑지 않은(?) 손님.

“감독님, 표정 좋으십니다. 성적이 좋아서죠”라며 우렁차게 인사하는 이대호. 류 감독은 대뜸 “커가는 (정)인욱이 볼을 그렇게 잘 치냐”라며 뼈있게 응수했다. 그러자 이대호는 넉살 좋게도 “도와주십쇼”라며 다시 애교를 부렸다. 류 감독도 지지 않았다. “너 내일 인욱이 몸쪽 볼 조심해라”라며 짐짓 경고성 코멘트를 날렸다.

하지만 곧 이어 돌아온 이대호의 답변에 류 감독은 그만 말문을 잃고 말았다. “감독님, 그러면(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 1루가 아니라 이쪽(삼성 덕아웃)으로 뛰어올 겁니다.” 덩치 못지않게 입심도 대단한 이대호다.

대구 | 정재우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