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이제 한국영화계는 도박판"

입력 2011-06-08 14: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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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김기덕. 스포츠동아DB.

김기덕 감독이 3년 만에 제작하는 새 영화 ‘풍산개’ 개봉을 앞두고 “이제 한국 영화계는 도박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5월 막을 내린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폐막 이후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기덕 감독은 8일 ‘풍산개’ 배급사인 NEW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새 영화를 제작한 과정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한국 영화는 더 이상 새로운 영화가 과연 나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풍산개’는 자본과 시스템을 대체할 첫 영화다. 세트를 마음껏 지을 수 없었고 흥행 배우도 없지만 영화의 강한 주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풍산개’의 시나리오를 쓴 김기덕 감독이 영화 연출은 자신의 조연출 출신인 전재홍 감독에게 맡긴 이유도 설명했다.

“전재홍 감독은 순수하고 깨끗하다”고 소개한 김기덕 감독은 “2005년 영화를 배우기 위해 자신의 단편을 들고 칸에 있는 나를 찾아왔고 바로 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와 연출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재홍 감독이 단편 ‘물고기’로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했고 ‘아름답다’로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참여한 것을 거론하며 “국내 흥행에 부진했기 때문에 그(전재홍)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다. 아직 한국영화 현장은 신인 감독에 대한 배려가 조금 아쉽다. 굉장한 고통 속에 외로운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23일 개봉하는 ‘풍산개’는 휴전선을 넘나들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윤계상)가 망명한 북한 고위 간부의 연인(김규리)을 데려오라는 주문을 받고 겪는 이야기다.

윤계상과 김규리는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료를 받지 않고 영화에 참여했다.

김기덕 감독은 “(제작했던)‘영화는 영화다’도 시나리오를 본 소지섭과 강지환이 1억 씩 제작비를 댄다고 해 시작된 영화”라며 “이번에도 윤계상의 열정에 감동했고 김규리의 북한말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트위터@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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