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국내스크린 65% 먹어치웠다

입력 2011-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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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바타’ 이후 외화 역대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이 예상되는 ‘트랜스포머3’. 사진제공|CJ E&M

■ 트랜스포머3 흥행 광풍 논란 왜?

주말 스크린 수 1420개…무자비한 독점
다른영화 볼 수 있는 선택기회 봉쇄 비난
뚜렷한 경쟁작 없어 1000만 관객 전망도


‘개봉 5일 만에 관객 300만명, 1420개의 스크린.’

6월29일 개봉한 ‘트랜스포머3’가 3일까지 5일 만에 전국 관객 300만 명을 동원했다. 외화로서는 관객 신기록이다. 또한 개봉 첫 주말인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1420개 스크린을 장악했다. 주말 동안 200만 명을 불러 모았다. 이 기간 객석 점유율은 무려 81.8%다.

이런 강세가 계속되면 이달 말까지 뚜렷한 경쟁작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트랜스포머3’는 2009년 ‘아바타’ 이후 2년 만에 관객 1000만 명을 넘은 또 한 편의 외화가 된다. ‘싹쓸이’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2011년 여름 극장가의 ‘트랜스포머3’의 광풍,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 개봉전 예매율 96% 신기록…관객 평점 낮아

‘트랜스포머3’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의외로 냉정하다. 개봉 전 96%까지 치솟았던 예매율과 이어진 흥행 폭발력을 감안할 때 의외의 평가다.

4일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집계한 ‘트랜스포머3’의 평균평점은 7.13점(10점 만점). 한국영화 ‘써니’는 9.24점, ‘캐리비안의 해적4:낯선 조류’는 8.18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날 영화 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에서도 ‘트랜스포머3’의 평점은 7.58점으로 8위에 그쳤다. 7위에 오른 함은정 주연의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7.83점)보다 더 낮다.

관객 대부분은 “1, 2편에 미치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로봇들의 마지막 전쟁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방대하게 펼친 것도 “집중하기 어렵다”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트랜스포머3’는 미국 개봉에서도 평단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 리뷰에서 “지금껏 본 영화 중 가장 불쾌한 체험을 선사한 영화”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트랜스포머3’는 이런 평단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북미 지역 개봉 첫 날 4011개 스크린 3730만 달러(한화 약4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 관객 반응 반영? 스크린 독점 문제

‘트랜스포머3’의 흥행 돌풍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스크린 독점이다.

‘트랜스포머3’의 주말 스크린 수는 1420개. 영화진흥위원회가 박스오피스 성적을 집계하는 전체 스크린 수는 2229개이니 그 65%를 ‘트랜스포머3’ 한 편이 차지한 셈이다.

이에 비해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써니’의 스크린 수는 354개. 세 배 가까이 많다. 주말 극장에 가면 ‘트랜스포머3’ 외에 다른 영화를 볼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는 비난이 나올만 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한국영화 대작이 개봉할 때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늘 불거진다. 극장 체인을 보유한 대형 배급사가 ‘트랜스포머3’처럼 수입과 배급까지 맡을 경우 흥행을 위한 스크린 독과점은 한층 심해진다.

‘트랜스포머3’의 스크린 독점과 그에 따른 흥행은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20일 ‘고지전’과 21일 ‘퀵’이 개봉하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3’ 수입배급사인 CJ E&M의 한 관계자는 “여름 시장을 겨냥한 한국영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는 1000여 개의 스크린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개봉 둘 째 주 평일 예매율도 80%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 추세라면 1000만 관객 돌파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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