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데얀은 동유럽파의 대부

입력 2011-07-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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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외국인선수 人라인

동유럽파
‘아줌마’ 데얀 분위기메이커
로브렉·스테보도 모임 일원
모이면 이태원으로 GO GO!

브라질파
무려 23명…가장 많은 비중
친구들 집으로 초대해 대접
음악 틀고 춤추며 파티 즐겨

소수파
‘중국’ 황보원, 최철순과 단짝
‘영국’ 아사모아, 가족과 시간
축구스타들의 ‘인(人)라인’은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현역선수 가운데 최고스타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김남일(톰 톰스크)이나 정경호(강원)와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북의 이동국과 제주 김은중은 79년 생 모임의 대표주자다.

국내선수 뿐 아니라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끼리도 친한 그룹이 있다. K리그 전체 등록선수 660여 명 중 외국인 선수는 45명. 중국이나 호주 등 아시아 출신부터 브라질, 크로아티아, 콜롬비아 등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은 시즌 중에도 종종 만나고 어울리며 외로운 외국생활에 힘을 얻는다. 외국인 선수들의 인라인 지도를 살펴본다.


○동유럽 출신 수도권 삼총사

세르비아나 크로아티나, 마케도니아 등 동유럽 출신 선수들끼리 동질감이 크다.

세르비아 출신의 데얀(서울), 크로아티아 출신의 마토(수원) 그리고 호주국가대표 사샤(성남)가 삼총사다. 이들은 비슷한 출신에 소속 팀도 지리적으로 가까워 자주 어울린다. 사샤는 호주국적 외에 마케도니아 국적도 갖고 있어 이 그룹에 녹아드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주로 모이는 곳은 역시 이태원이다. 이태원에 가면 쇼핑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모임의 리더 격은 데얀이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이 인터뷰에서 “데얀은 말이 참 많다”고 농담한 적이 있는데 정말 수다쟁이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메이커다.

얼마 전까지 서울에서 뛰었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제파로프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외국인 선수들과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데얀이 종종 모임에 데리고 나가며 특별히 챙겨줬다고 한다.

전북 로브렉(크로아티아)은 전주에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통화로 종종 안부를 주고받는다. 로브렉 역시 데얀과 친하다. 로브렉 에이전트는 “데얀을 굉장히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데얀의 존재가 큰 의지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케도니아 출신으로 예전에 포항에서 뛰다가 올 여름 수원으로 돌아온 스테보도 이 그룹의 일원이다.

모임에서는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올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으로 이적한 제파로프가 마토 등 몇몇 선수들과 식사자리에서 사우디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해 일부 선수들과 에이전트들은 공식발표가 나기 전 제파로프가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활발하게 이용한다.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을 선호한다는 후문. 스테보와 로브렉은 카카오톡을 이용해 자주 대화를 나눈다.


○시끌벅적 브라질 출신

K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브라질 선수이다. 현재 K리그에 브라질 국적을 가진 선수는 무려 23명이다.

아디(서울)와 에닝요, 루이스(이상 전북), 인디오(전남), 슈바(포항)가 친하다. 얼마 전 에닝요의 생일 때는 아디와 슈바가 전주까지 와서 축하해줬다. 에닝요는 슈바가 전남에 있을 때 틈만 나면 전주에서 광양으로 가는 슈바 집의 단골손님이었다.

이들이 어울리는 분위기는 동유럽 출신 선수들과는 사뭇 다르다. 동유럽 출신 선수들이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는 데 비해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화끈하게 논다.

슈바는 광양에 살 때 집에 고기를 구워먹는 브라질 전통식 기계를 들여 놓고 수시로 친구들을 초대했다. 아디는 서울에서 마련해 준 경기도 구리 아파트 1층에 사는 데 집 앞에 파라솔을 설치해 놓고 종종 파티를 연다.

○소수파들은?

소수파도 있다. 중국 출신의 황보원(전북), 가나 출신에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아사모아(포항)는 같은 국가나 비슷한 출신 동료들이 적어 딱히 어느 그룹에 속하기가 쉽지 않다.

황보원은 전북의 국내 선수들과 더 친하다. 특히 1987년생 동갑내기인 수비수 최철순과 둘도 없는 단짝이다. 황보원은 자신보다 한 살 많은 김동찬, 두 살 형인 이승현을 친형처럼 잘 따른다.

아사모아는 가나 국가대표까지 했지만 선수생활은 주로 유럽에서 했다. 유럽 선수들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 친구보다 가족을 더 끔찍하게 챙긴다. 아사모아는 아내와 5명의 아들을 둔 대가족의 가장인데, 휴일에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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