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걸 그룹 투애니원이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올 여름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매일 순위가 바뀌는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음반에 실린 노래 중 한 곡이 인기를 얻는 것도 어려운데, 투애니원은 수록곡이 모두 음원 차트를 ‘올킬’했다.
1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투애니원은 ‘올킬’이라는 빛나는 결과에 대해 의외로 덤덤했다. “이제 시작했을 뿐,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반응이었다.
● “항상 새로워야 한다는 부담, 우린 그것을 즐겨”
사실 투애니원의 두 번째 미니 앨범은 원래 올해 음반 계획에는 없던 것이다. 곡을 좀 더 많이 담은 정규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었는데 음악의 ‘퀄리티’를 따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니 앨범이 됐다.
“올해 초부터 작업한 ‘돈 크라이’와 ‘론리’라는 곡부터 먼저 내놓았어요. 후속곡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상태였죠. ‘론리’ 이후 또 어떤 모습을 보여 드릴까 고민을 하다가 ‘반전’이라는 키워드로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발표했어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부담도 크지만, 우리를 표현하는데 그만한 점은 없는 것 같아 즐기려고 합니다.”(씨엘)
‘투애니원은 뭔가 다르다’는 세상의 기대에 대한 부담은 그들의 노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내가 제일 잘나가’는 이 세상에서 누구도 부러울 것 없다는 자신감이 가득한 노래지만, 반대로 ‘어글리’는 아름답지 않은 외모와 그에 대한 남들의 시선 때문에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두 곡이 가진 메시지의 차이가 꽤 크다.
“작곡가 테디에게 곡을 받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두 곡이 너무 다른 스타일의 노래라 표현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누구나 이런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역시 ‘우리가 제일 잘 나간다’고 생각하고 무대에 오르거든요. 반대로 무대에 내려오면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고 두려움에 싸이거나 가끔 외롭기도 해요.”(박봄)
“테디 오빠가 ‘어글리’라는 곡을 만들 때 우리가 언제 자신감이 없는지, 외로울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얘기를 주고받았어요. 우리를 보고 쓴 노래래요.”(산다라 박)
누구도 부러울 것 같지 않은 투애니원. 그들도 “무대에서 내려오면 항상 외롭고 허전하다”고 했다.
● “콘서트 꿈 이뤘으니, 새로운 목표에 도전”
투애니원의 데뷔 때부터 소원은 단독 콘서트다. 이 꿈은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이루어진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첫 단독콘서트 ‘놀자’에서 이들은 꿈에 그리던 무대를 펼친다. 27,28일 이틀간 하기로 계획했는데 팬들의 성원으로 1회가 연장되었다. 티켓은 3일 공연 모두 매진 사태를 이뤘다.
“매일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고 있어요. 지난해 준비했다가 부를 노래가 부족해 미뤄졌죠. 오랜 소원을 푸는 자리인 만큼 눈과 귀로 즐기면서 팬들과 저희가 함께 ‘놀 수 있는’ 무대를 꾸미려 합니다. 저희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화이팅’ 대신 ‘놀자’라는 구호를 외치는데, 그걸 보여 드리고 싶어요. 투애니원의 제대로 노는 무대 기대해도 좋습니다.”(공민지)
단독 콘서트의 꿈을 이뤘으니, 이제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소한 것이지만, 매번 다른 모습, 다른 무대로 팬들과 만나고 싶어요. 무엇을 하든 완벽하게요.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표현하려면 음악에 대한 퀄리티를 포기해야 하는데, 하나라도 포기하지 않고 완벽한 투애니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새로운 목표에요.”(씨엘)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