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용병 포수까지 찾아봤지만…

입력 2011-08-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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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 구인난 해결책은?

박경완이어 주전 정상호도 선발 제외
김성근감독, 日 통해 알아봤지만 무산
10년만에 첫 선발 허웅 등 자력갱생뿐

따져보면 포수만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한 포지션도 드물다. 일례로 삼성 선동열 전 감독은 트레이드 물밑협상 때, 저쪽에서 백업포수 현재윤을 원한다는 얘기만 나오면 “택도 없는 소리 말라”고 일언지하에 잘랐다. 김인식 전 OB 감독이 진갑용을 삼성으로 트레이드시킨 것이 아주 이례적인(자비를 베푼) 케이스로 꼽힐 정도다.

트레이드는 겉으로는 윈윈을 지향하지만 속으로는 제로섬 게임일 수밖에 없다. 가장 도움이 안 되는 선수를 도움이 될 것처럼 착각하도록 해서 거래해야 된다. 따라서 포수처럼 필수불가결한 전력은 자기 팀에서 벤치에 앉혀두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에 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SK의 경우

SK는 4일 LG전에서 주전 포수 정상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3일 LG전에서 이병규의 홈 쇄도를 수비하다가 오른손 중지를 다쳤다. 인대 손상이라고 말이 돌아 SK를 패닉 상태로 몰아갔으나 일단은 타박상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5일까지 차도를 보기로 하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이미 터줏대감 박경완이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정상호까지 물러나면 SK의 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없게 된다. SK는 4일 선발 포수로 허웅(사진)을 내보냈다. SK 김성근 감독은 “최동수를 쓸 순 없지 않느냐?”라고 어려운 사정을 에둘러 말했다.

김 감독은 “이제 와서 하는 말인데 일본을 통해 용병 포수까지 알아보려고 해봤다. 작년부터 찾아다녔는데 트레이드도 안 됐다. 이재원의 군 입대도 아쉽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포수요원인 윤상균은 LG로 트레이드시켰다. 역으로 SK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포수 보강을 다른 7개 구단이 쉽사리 응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도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고육지계로 꺼낸 허웅 카드가 깜짝 히트를 쳤다. 프로 입단 10년 만에 생애 첫 선발 출장한 허웅은 SK 용병선발 고든과 배터리 호흡을 이뤄서 5이닝 퍼펙트를 합작했다. 적어도 수비 부문은 SK의 숨통을 틔웠다. 어쨌든 자력갱생 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는 SK의 현실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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