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9살 커플, 부모 도장 만들어 혼인신고

입력 2011-08-19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개월만에 헤어져 들통, 양가 부모 소송… 혼인취소
소꿉친구였던 A 군(당시 19세)과 B 양(당시 19세)은 자라면서 사랑을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급기야 지난해 9월 “미래를 함께하자”며 결혼을 약속했고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송파구청을 찾았다. 하지만 구청 직원은 “법정 대리인 동의가 없다”며 혼인 신고 서류를 반려했다. 민법상 만 20세 미만의 경우 혼인신고를 하려면 부모 등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두 사람은 서울의 다른 구청 몇 곳도 들러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사랑의 증표를 원했던 두 사람은 급기야 자신들의 어머니 이름으로 도장을 파 신고서류를 작성했고 결국 원하던 혼인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철부지 사랑은 불과 4개월 만에 끝났다.

두 사람의 ‘비밀결혼’ 사실은 우연한 기회에 드러났다. 1월 양쪽 부모들이 각각 가족관계등록부를 뗐다가 아이들에게 전혀 모르던 남편과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화들짝 놀란 양가 어머니들은 결국 아들과 딸을 상대로 혼인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송인우 판사는 “두 사람이 부모 동의 없이 불법으로 혼인 신고를 했기 때문에 양측 부모들의 혼인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혼인 사실이 취소되면서 미혼 신분이 됐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