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도 5분대기…KIA 2위 사수작전

입력 2011-08-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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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의 승부수

삼성과 5게임차…선두탈환 힘들어
남은 경기 적어…마운드 운용 숨통
“이제는 로페즈 등 선발진 불펜대기
잔여경기 전승 목표…PO직행 올인”
윤석민 선발, 트레비스 양현종 좌완 원포인트릴리프, 한기주 셋업맨, 로페즈 마무리…. 한국시리즈나 포스트시즌 혹은 프로야구 오락에서나 나올듯한 투수 운용이다. 그러나 9월 KIA 경기 기록지에 실제로 등장할 수 있는 투수 출전 명단이다.

2위 수성을 각오한 KIA는 시즌 종료까지 총력전을 각오하고 있다. KIA의 올시즌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잔여경기에서 모두 이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선발의 불펜 투입으로 잔여경기 전승 작전이다.

프로야구는 해가 거듭될수록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2001년 두산(당시 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9년 동안 페넌트레이스 1위가 모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올시즌 KIA는 현실적으로 1위 추격이 힘든 상황이다. 29일까지 1위 삼성과 승차는 5게임까지 벌어졌다. 반대로 아래로는 3위 롯데가 한 게임차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4위 SK도 1.5게임차다. 2위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급한 과제가 됐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주축 전력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기 전, 7월까지 KIA의 목표는 페넌트레이스 1위∼한국시리즈 직행+우승이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8월 급격히 추락하며 사실상 목표는 2위로 수정됐다. 페넌트레이스 2위와 3위가 포스트시즌에서 갖는 이점의 차는 밖에서 보이는 것 그 이상이다. 3·4위의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하는 체력적인 부담과 선수단에 ‘올해 우승은 힘들 것 같다’는 정신적인 압박마저 유행처럼 퍼진다. 그러나 2위는 다르다. 플레이오프를 단기간에 끝낼 경우 체력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오히려 경기감각에서 유리할 수 있다.

2위로 시즌을 마치기 위한 KIA의 선택은 마운드 총력전이다. 그동안 KIA 투수진은 조범현 감독의 철저한 보호를 받았다.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와 팀의 장래를 생각한 선택이라는 극찬과 과한 보호라는 시선이 엇갈렸을 정도다.

조 감독이 투수진을 아끼고 또 아꼈던 이유는 보다 큰 그림 ‘포스트시즌’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우천순연으로 단 16경기만 남은 상태에서 잔여경기일정을 최대한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조 감독은 “6일을 쉴 때도, 4연전을 치르는 날이 있을 정도로 일정치 않은 일정이다. 이제 선발투수도 불펜에 대기할 상황이다. 윤석민도 뒤에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KIA는 잔여시즌 동안 경기 없이 롯데, SK 등 2위를 다투는 다른 팀의 승패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날이 많다. 자력 2위가 어려운 만큼 이전과 달리 모든 경기에 최고의 전력을 쏟아 부어 최고의 승률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당장 2003년 메이저리그에서 14세이브를 올렸던 수준급 구원투수 출신 로페즈, 마무리 투수로도 최고의 경쟁력을 검증받은 윤석민, KIA가 자랑하는 원투 펀치의 불펜 등판에 시동이 걸린 상태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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