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LG-두산 벤치클리어링

입력 2011-10-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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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오른쪽)이 2일 잠실 LG전에서 10-1로 앞선 7회말 머리 뒤로 투구가 날아오자 헬멧을 벗고 마운드로 걸어가며 고함을 지르자 LG 이택근이 달려와 맞고함을 치고 있다. 잠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잠실 라이벌, 경기전부터 신경전 팽팽
위협구 발단 양팀 선수들 집단 몸싸움
7분간 경기중단…관중들 물병 투척도


살얼음 같은 신경전을 벌이던 양 팀이 폭발했다.

2일 잠실구장, LG가 1-10으로 뒤져있던 7회말 2사 후 LG 유원상의 2구째가 두산 오재원의 머리 뒤쪽으로 날아왔다. 공은 방망이에 맞고 튕겨져 나왔지만 오재원은 이전 타석에서 선발 박현준의 공이 한 차례 머리쪽으로 날아온 터라 배트를 집어던진 뒤 투수를 향해 걸어 나갔다. 이때 LG 1루수 이택근이 재빨리 달려와 오재원을 막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일어났고,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쏟아져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양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그라운드 위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용병 니퍼트(두산)와 리즈(LG)까지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LG 고참 이병규와 두산 고참 김동주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오후 7시22분에 중단된 경기는 7분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분이 가시는 않는 모양이었다.

이는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쪽 관중석 여기저기서 물병이 날아왔다. 이택근이 8회초 2사 후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야유가 쏟아졌고, 박종훈 감독은 그를 대주자 이학준으로 교체했다. 임채섭 주심은 빈볼성 공을 던진 유원상에게 경고를 주고 “다시 한번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양 팀 감독과 맞힌 선수에게 퇴장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의를 줬다.

두 팀은 서울 라이벌이다. 절대 질 수 없다는 의식이 뿌리 깊이 박혀있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 5위 자리가 걸려있었던 만큼 모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의지도 강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양측 벤치에 보이지 않는 냉기가 흐른 이유다. 불씨는 잘못 날아든 공 하나였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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