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미지 규격의 세계 표준 -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s Group)

입력 2011-11-01 1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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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라는 기기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1940년경, 그리고 일반 대중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컴퓨터의 등장 및 보급으로 인해 종이나 벽화 등으로 기록되던 각종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기 시작했다. 0과 1만을 사용하는 디지털 데이터의 특성상, 숫자나 문자는 비교적 디지털화가 쉬웠지만,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변화 무쌍한 형태를 가진 ‘이미지(그림)’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컴퓨터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정차 강화되면서 디지털 이미지의 구현 방법 역시 점차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두 가지 방식, 비트맵 VS 벡터

이미지를 디지털화하는 방법은 크게, 전체 그림을 미세한 화소(pixel)로 분해, 각 화소의 색상과 위치를 기록해 저장한 비트맵(bitmap) 방식과 그림을 구성하고 있는 점이나 직선, 곡선 등의 위치와 기울기 등을 산술적인 데이터로 기록해 저장한 벡터(Vector) 방식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벡터 방식은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고, 확대해도 화질(선명도) 저하가 없는 장점이 있지만 복잡한 이미지는 표현할 수 없어 간단한 도형이나 로고 등을 그리는 경우에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이미지는 비트맵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비트맵 방식은 복잡한 형태의 그림이나 사진도 문제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데이터의 용량이 크고 이미지를 확대했을 때 화질이 저하되는 것(계단 현상)이 단점이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컴퓨터 모니터의 해상도가 30만 화소(640 x 480) 이상으로 향상되면서 보다 크고 화질이 우수한 비트맵 디지털 이미지를 원하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저용량, 고화질 디지털 이미지를 위해

이 시기를 즈음하여 가장 많이 쓰인 비트맵 디지털 이미지는 BMP 형식과 GIF 형식이었다. BMP 형식의 경우 용량 압축을 전혀 하지 않은 이미지라서 화질은 우수하지만 데이터 용량이 너무 커서 보관과 전송이 불편했다. 반면 GIF의 경우, 품질 손상 없이 용량을 줄일 수 있는 비(非)손실 압축 방식의 파일이라 화질 대비 용량이 작았지만, 최대 256색으로만 이루어진 이미지만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압축 기술에 특허가 걸려있어서 널리 사용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화질은 높으면서 용량은 적고, 사용도 자유로운 디지털 이미지 규격을 만들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되었고, 1986년에 이를 위한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s Group: 통합사진전문가단체)’라는 위원회가 꾸려졌다. 그리고 여기서 1992년에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단체명과 동일한 ‘JPEG’라는 이름의 디지털 이미지 규격이다. JPEG 규격은 1994년에 ISO(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국제표준화기구)의 인증을 받으며 디지털 이미지 규격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JPEG 이미지 규격의 특징

JPEG 규격의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는 컴퓨터 상에서 jpeg, jpg, jpe, jfif, jfi, jif 등의 확장자를 갖는 파일로 저장된다. 본래는 ‘제이펙’ 이라는 이름으로 읽어야 하지만, jpg 확장자의 파일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다 보니 ‘제이피지’라고 불리곤 한다.

JPEG 규격의 특징은 BMP와 달리 용량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점, 그리고 GIF와 달리 용량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품질 저하가 일어나는 손실압축 방식이라는 점이다. JPEG 규격의 세부 규격 중에는 GIF와 유사한 비손실압축 방식도 규정되어 있으나, 용량이나 특허 문제로 인해 이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다.


JPEG는 손실압축 방식이긴 하지만 화질 대비 압축률은 GIF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최대 16,777,215색(24비트 컬러)에 달하는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압축률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때문에 이미지 데이터 저장 시에 압축률을 높여 화질을 많이 낮추는 대신 용량을 작게 할 것인지, 아니면 압축률을 낮춰 용량은 크지만 화질 저하를 최소화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24 x 768 해상도(약 80만 화소)로 구성된 24비트 컬러 이미지 파일의 경우, BMP 규격이라면 2MB 정도의 용량을 차지하지만, 이를 BMB 규격 대비 80% 화질 수준의 JPEG 규격으로 저장하면 용량을 200KB 정도로 줄일 수 있으며, 만약 50% 수준까지 화질을 낮춘다면 80KB 남짓까지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압축률이 높아질수록 노이즈나 선명도 저하가 심해지지만, 출판이나 광고 등의 상업용도가 아닌 개인적인 용도(UCC, 블로그, 메일 전송 등)로 쓰기에는 원본 대비 25 ~ 50%의 화질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미지가 많이 쓰이는 웹 사이트의 경우, 웹 페이지가 출력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지 파일 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유리함에 따라 2011년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대부분 JPEG 규격 이미지가 사용된다.


다만 JPEG는 용량에 비해 우수한 품질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지만, 압축 과정에서 화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명심해야 한다. 특히 선명한 외곽선이나 복잡한 패턴을 구현하는데 비교적 불리하므로 선이나 문자가 다수 포함된 이미지를 저장할 때는 JPEG보다는 GIF나 PNG 등의 비손실압축 규격으로 저장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카메라에서도 쓰이는 JPEG

한편 디지털카메라도 저장 장치(대개 메모리카드)의 용량을 절약하기 위해 대부분 JPEG 규격으로 사진을 저장한다. 단 사진의 화질을 중시하는 D-SLR 카메라의 경우 JPEG 외에 Raw 형식으로도 사진을 저장하는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Raw 형식은 어떠한 가공 처리도 거의 하지 않은 순수 데이터라서 화질은 매우 우수하지만, 같은 화소의 JPEG 파일에 비해 최소 수십 배 이상 많은 저장공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을 제외하고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다.


아울러 디지털카메라에서 생성(촬영)된 JPEG 파일의 경우, 내부적으로 EXIF(exchangeable image file format: 교환이미지 파일형식)라는 별개의 데이터도 함께 저장된다. EXIF는 1998년에 일본 전자산업진흥협회(JEIDA)에서 발표한 것으로, 해당 이미지가 촬영된 시기(날짜나 시간), 카메라의 제조사와 모델명, 촬영 설정(셔터 속도나 조리개 값 등), 편집한 프로그램의 이름, 저작권자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EXIF 정보를 확인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MS 윈도우 7 운영체제의 경우 해당 파일을 마우스 오른쪽 클릭한 후에 ‘속성’ -> ‘자세히’로 가면 EXIF 정보를 볼 수 있다.

JPEG의 미래

JPEG는 1992년에 첫 번째 기준안이 발표된 이후 몇 개의 세부 규격이 추가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1998년에 발표된 ‘JFIF(JPEG File Interchange Format)’ 형식으로, 이는 인터넷을 통한 전송과 보관에 적합한 형태의 JPEG 파일 규격이다. 현재 쓰이는 JPEG 파일의 대다수는 내부적으로 JFIF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 외에도 AVI 동영상의 코덱(Codec: 동영상 압축 규격)으로 쓸 수 있는 ‘모션(Motion) JPEG’, 기존 JPEG보다 압축률과 화질을 향상시킨 ‘JPEG 2000(파일 확장자 jp2, j2c)’등이 있지만, 이들은 윈도우 등의 일반적인 운영체제가 기본 지원하지 않을뿐더러(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기존의 JPEG에 너무나 익숙해진 탓에 그다지 대중화되진 않았다.

JPEG 규격은 1992년 처음 발표된 이래로 20년 가까이 널리 쓰이면서 디지털 이미지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손실압축 방식이라는 근본적인 단점이 계속 지적됐고, 이를 개선한 PNG(Portable Network Graphics)나 JPEG XR(마이크로 소프트 개발), WebP(구글 개발)등의 규격이 등장해 JPEG의 대체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환성이나 인지도 면에서 볼 때 JPEG의 아성은 아직도 굳건하다. 컴퓨터 및 디지털카메라 제조사, 그리고 운영체제 및 응용 프로그램 개발사들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할 만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JPEG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디지털 이미지의 표준 규격으로 애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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