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걸그룹의 음악 시장’의 후발주자들은 저마다 색다른 생존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위 사진은 걸밴드를 표방한 클리나, 아래 사진은 친근함을 강조하는 여고생 그룹 씨리얼. 사진제공|디노엔터테인먼트·NAP엔터테인먼트
삼촌팬 홀릴 평균 16.6세 ‘진짜’ 걸그룹 씨리얼
8인조씩 3팀 24명 리더스, 머릿수로 틈새 공략
‘여성판 씨엔블루’ 클리나, 평균 19.5세 걸밴드
‘틈새를 노려라!’
가요계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의 무대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살벌한 생존경쟁이 벌어진다는 것도 이제는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요계에서는 매달 새로운 신인 걸그룹이 나온다. 걸그룹을 새로 공개하거나 준비하는 연예기획사들이 상황은 모르는 것은 아닐 터.
새로 등장하는 신인 걸그룹들은 다들 나름의 생존전략을 갖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걸그룹의 차별화 전략, 활동 방식도 진화와 변이를 거듭한다.
● 평균 16.6세 씨리얼 ‘이미지의 틈새’ 노린다
10월 중순 미니앨범 ‘라운드 원’으로 데뷔한 5인조 씨리얼. 멤버들의 평균연령이 16.6세로 진짜 ‘소녀’ 그룹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이미지 콘셉트는 어린 나이를 강조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매력, 꾸미지 않고 순수한 소녀의 매력”이다. 아울러 자극적인 음악과 의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기 보다는 ‘순수소녀’ 이미지에 맞게 듣기 편한 음악으로 꾸준히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여성적인 섹시함과 앳된 귀여움이 공존하는 묘한 매력으로 ‘삼촌팬’들의 정체모를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존 걸그룹과 다른 모습이다. 케미(18) 레디(17) 에피(17) 앤제이(16) 레니(15) 등 다섯 명의 10대 소녀로 이뤄진 씨리얼의 데뷔곡은 ‘노노노노노’로, 용감한형제가 프로듀싱했다.
● 24인조 리더스, ‘규모의 틈새’를 노린다
리더스는 오십명에 가까운 멤버가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는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을 벤치마킹했다.
리더스는 8인조 유닛 세 팀으로 나누어 차례로 데뷔해 최종적으로는 24인조로 활동한다. 9월 ‘키스 미’로 먼저 첫 유닛 ‘리더스T’가 활동을 시작했고, 앞으로 ‘리더스G’, ‘리더스N’가 차례로 데뷔할 예정이다.
리더스 역시 기존 걸그룹의 매력을 따르지 않고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친구 같은 걸그룹’이 모토다. 팬들의 의견에 따라 멤버가 유닛 끼리 교체되는 등 늘 변화할 수 있도록 경쟁적인 구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본이나 미주, 유럽 공략에 나서는 것과 달리 중국어권 국가를 집중공략 시장으로 정했다. 먼저 모습을 보인 리더스T는 다해(25) 설지(22) 세린(20) 연실(20) 팽이(19) 채율(18) 예솔(17) 경숙(17) 등으로 구성됐으며, 대부분 예술학교를 졸업했거나 재학중이다.
● 걸밴드 클리나 ‘장르의 틈새’를 노린다
10월28일 첫번째 미니앨범 ‘위 아 클리나!’를 발표한 클리나는 아이돌 걸밴드다.
한유나(보컬), 리카(기타), 말자(기타), 이소운(드럼)으로 구성된 이들의 평균연령은 19.5세. 귀엽고 순수한 외모로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은 신나는 밴드 음악을 들려준다. 섹시한 의상과 귀여운 춤, 따라부르기 쉬운 후크송으로 승부하는 걸그룹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톨이야’로 데뷔해 ‘아이돌 밴드’라는 신조어를 낳았던 씨엔블루의 여성판이다. 록밴드 슈퍼키드 기타리스트 출신 좌니킴이 프로듀싱과 편곡, 믹싱을 맡아 음악의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소속사 디노엔터테인먼트 측은 “악기 연주는 물론이고 노래와 춤 실력도 뛰어나다”면서 “클리나를 시작으로 가요계에 걸밴드라는 새로운 열풍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