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는 딸기 꼭 넣고… 이기광은 갑각류 알레르기 조심”

입력 2011-11-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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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도시락 전문업체

강호동에게 전달된 ‘100만 원짜리’ 도시락의 일부. 맨 뒤 흰 스티로폼 상자에 들어 있는 게 바닷가재이고 그 앞 뚜껑 열린 통에 전복회, 떡갈비와 대하, 연잎밥 등이 보인다. 도시락의 뚜껑은 강호동의 사진과 도시락 제작자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꾸몄다. 프로그램 ‘스타킹’의 로고를 큐빅과 각종 레이스로 장식한 뚜껑도 있다. 수지킴 도시락 아트 제공

바닷가재, 떡갈비, 전복회, 로스트치킨, 대하구이, 연잎밥…. 일일이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큐빅을 박아 넣은 도시락 통에 산해진미를 담은 도시락 1인분이 약 100만 원. 강호동이 SBS ‘강심장’에서 하차하기 전 팬들이 녹화장에서 그에게 전달한 생일 도시락이다.

팬들이 스타들에게 도시락을 보내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스타 도시락 업체도 활황이다. 서울 강남의 도시락 제작업체 ‘나무그늘 Park’는 매주 한두 차례 스타와 제작진을 위한 도시락 60∼100인분씩을 만든다.

팬들은 스타의 식성이나 건강 상태를 감안해 까다로운 주문을 한다. 휘성이 장염에 걸렸을 땐 죽과 수프로 도시락을 만들었다. 2AM 멤버 창민의 팬들은 직접 담근 피클과 배숙을 가져와 도시락에 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도시락엔 딸기가 빠져선 안 되고, 비스트의 이기광은 새우 등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격은 1만 원에서 시작하지만 메뉴를 추가할수록 금액이 올라가 ‘상한선’이 없다. ‘수지킴 도시락 아트’의 김수지 씨는 “지난해 10월 유노윤호가 뮤지컬 ‘궁’에 출연할 때 한복 천으로 도시락 통을 만든 게 입소문이 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내가 만든 도시락 중 가장 비싼 것은 강호동의 도시락이었고, 그 다음은 간장게장과 갈비찜, 킹크랩과 과일꽃바구니가 포함된 가수 김현중의 70만 원짜리 도시락이었다”고 전했다.

팬들이 보내는 도시락이 모두 스타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진상내시(進上內侍)’로 불리는 팬클럽 담당자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스타에게 ‘배탈’은 경계 대상 1호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특히 직접 만 김밥 같은 음식은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귀띔했다.

‘사전 등록제’도 활성화돼 있다. 도시락 전달을 원하는 팬은 미리 기획사에 메일을 보내 품목을 밝힌다. 스타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음식은 미리 거절하거나 이미 배달된 음식은 진상내시들이 처리한다. 쌀처럼 변하지 않는 품목은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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