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김정우. 스포츠동아DB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21일 몇몇 언론이 “성남 김정우(사진)가 거액의 연봉에 전북 현대로 이적 한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안 했지만 사실상 전북과 김정우가 합의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사전접촉으로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김정우는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FA) 선수다. 프로연맹이 22일 발표한 160명의 FA 명단에도 들어 있다. FA 선수는 31일까지는 원 소속 구단과만 교섭을 벌일 수 있다. 계약이 안 되면 내년 1월부터 원 소속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즉, 김정우는 31일까지는 성남 구단과만 접촉이 가능하다. 타 구단 이적은 물론 협상도 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구단은 5000만원의 벌금과 해당 선수 평생 계약 금지, 선수는 5년 K리그 등록 금지라는 무거운 제재를 받는다. 전북과 김정우 측은 “절대 접촉한 적이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 잘못된 관행
사실 이번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김정우와 전북이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 전북의 누구와 어디서 만났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흘러 나왔다. 사실 이런 일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예전에도 FA 선수가 타 구단과 미리 접촉해 합의서까지 주고받은 뒤 1월 이후에 사인하고 공식 발표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프로연맹, 구단, 언론 모두 암묵적으로 눈 감았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아예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계속해서 사전접촉을 용인하면 규정을 잘 지키는 구단만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연맹이 이에 대해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하든지 필요 없는 규정이라고 판단되면 아예 없애 버려야 한다.
● 연맹 소극적 태도 문제
가장 큰 책임은 연맹에 있다. 연맹은 사전접촉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이번에 언론 보도까지 나왔는데도 마찬가지다.
연맹 관계자는 “전북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성남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항의해 오면 조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다.
원 소속 구단이 요청해야만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연맹은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해 계속 발을 빼고 있다.
연맹은 지금이라도 강도 높고 책임감 있게 조사를 해야만 한다. 그래야 김정우와 전북이 사전 접촉한 게 아니라면 억울함도 풀린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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