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IBK기업은행을 꺾고 창단 후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인삼공사 선수들이 V자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박삼용 감독. 사진제공 | KGC인삼공사
장소연·김세영·한유미 ‘노련미+높이’ 든든
세터 한수지 심리안정…볼 컨트롤 배분 향상
KGC인삼공사가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인삼공사는 3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3-2(22-25 17-25 25-18 25-19 15-12)로 역전승을 거두며 18승9패(승점 56)로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인삼공사의 우승 원동력을 분석해본다.
○더 무서워진 몬타뇨
몬타뇨(레프트·185cm)의 득점력은 올 시즌에도 비교 대상이 없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3일까지 치른 27경기에서 1016점을 기록했다. 인삼공사가 올린 총 득점(2395점)의 42%다. 남자부 가빈(삼성화재)이 31경기에서 999점을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해보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역대 여자 선수 중 정규리그 1천 득점을 돌파한 선수는 몬타뇨가 유일하다. 몬타뇨의 올 시즌 경기 모습을 보면 강공에서만 위력을 발휘한 것이 아니다. 몬타뇨는 올 시즌 미스를 하지 않아야 하는 타이밍에는 어김없이 잘 컨트롤된 안정적인 서브를 구사했다. 이기는 경기를 위해 노력한 것이다. 강공과 연타를 적절히 섞는 플레이로 상대팀의 허를 찔렀다.
○고참 선수들의 든든한 뒷받침
우승의 보이지 않는 힘은 장소연(38·센터), 김세영(32·센터), 한유미(30·레프트) 등 든든한 고참 선수들의 존재다. 특히 아줌마 선수인 장소연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엮는 가교 역할을 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력도 후배들 못지않았다. 블로킹 부문 5위에 오르며 김세영(블로킹 4위)과 함께 인삼공사의 높이의 배구를 완성시켰다.
인삼공사 박삼용 감독도 “정규리그 우승의 최고 수훈 선수는 장소연”이라고 그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현대건설에서 이적한 한유미가 팀에 빠르게 녹아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장점인 한유미는 노련함과 높이를 앞세워 인삼공사의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확 달라진 세터 한수지
한수지는 지난 시즌 팀이 가진 공격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세터 출신 이성희 수석코치에게 집중적인 조련을 받으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쉽게 흔들리곤 했지만,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볼 컨트롤과 배분이 한층 향상됐다. 인삼공사의 우승은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배웠다는데 있다.
장소연은 “선수 구성이나 기술적인 변화는 크지 않았다. 다만 후배들이 승수를 쌓아가면서 지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게 됐고, 덕분에 근성 있게 물고 늘어지는 게임을 했다. 그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인삼공사 박삼용 감독 우승 소감
시즌 시작 전 미디어데이에서 통합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정규리그 우승을 하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우리 선수들이라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정규리그 레이스는 매우 길다. 심리적,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텐데 묵묵히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 배구는 단체 운동이고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얼마만큼 집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남은 기간 주전과 백업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전력을 점검하고 체력을 안배해 챔프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