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성공적으로 실전에 돌입한 임태훈.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빨리 던지고 싶었어요.”
두산 임태훈(23)의 바람이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 중인 그는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실전준비에 돌입했다. 첫 등판이었던 4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선 6회 교체돼 1이닝 동안 6구로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 코칭스태프는 임태훈의 등판을 만류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이었고 재활과정도 순조로웠지만 그래도 ‘수술’이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 그의 보직은 선발이다. 긴 이닝을 던지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관건. 투수코치들은 강력한 선발 후보의 보호령을 내렸다. 그러나 본인이 속도를 냈다.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온 뒤 컨디션 조절을 위해 불펜투구수를 50개에서 30개로 줄이라는 주문이 떨어졌지만 자체적으로 공 개수를 늘렸다.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예정에 없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등판도 자청했다.
그는 “프로 데뷔(2007년) 후 단 한번도 개막전 엔트리에 빠진 적이 없다”며 “올해도 개막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그렇다고 서두르는 게 아니다. 안 아픈 게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몸 상태에 맞춰 훈련을 차근차근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감독도 임태훈의 열정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임)태훈이는 나이가 어리지만 경험이 풍부하다”며 “수술 후라 조심스러운데 본인이 조절할 줄 안다. 그의 의사를 존중해 등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경과는 좋다. “재활을 계속 하다보니 몸이 근질근질하고 마음도 답답했다. 마운드 위에서 빨리 던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던 간절함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