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살아난 이승엽 뒤엔, 코치진 믿음 있었네

입력 2012-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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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2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국민타자 타격폼 수정작업 큰 부담
코치 믿고 잘 따라줘…부활 고마워”
이승엽, SK전 첫 멀티히트 감 조율


‘국민타자’ 이승엽은 삼성 코칭스태프에게는 솔직히 축복이자 부담이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당대의 타자를 거느리게 돼 든든하기 짝이 없지만, 행여 기대에 못 미치면 당사자 이상의 ‘연대책임’을 져야 할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런 미묘함을 체감할 수 없을 것이다. 삼성 코치진의 말을 종합하면 “너무 코치 말을 잘 들어서 탈일 정도로 고맙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은 일본과 다르다!

삼성 김성래 수석코치는 “일본에서는 이승엽이 값비싼 용병이니 (책임을 지지 않으려) 일본 코치들이 건드리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승엽이 먼저 코치들에게 많이 묻고 적극적이다”고 들려줬다. 실제 삼성 타격코치들은 괌 캠프에서부터 이승엽의 타격폼 수정을 지도해왔고, 이제 시범경기는 그 확인작업이다. 다행히 이승엽은 대구와 잠실구장에서 홈런포를 가동한 데 이어 20일 문학 SK전에선 큼지막한 2루타를 포함한 복귀 후 첫 멀티히트(4타수 2안타)로 타격감각 회복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삼성 코칭스태프는 최고 타자인 이승엽을 ‘예우’해주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가급적이면 본인의 판단을 존중하고, ‘코치의 제안이라도 아니다 싶으면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또 이승엽이 어떤 코치의 제안도 신중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해 한편으로는 고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혼란을 느끼지나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인품이 온화해서 딱 자르는 말을 못하는 이승엽의 여린 정서까지 걱정하는 것이다.


○시범경기의 목적 두 가지

정작 이승엽은 “일본 코치들은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따라야 했는데 삼성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류중일 감독 이하 코치진을 향해 전폭적 신뢰를 드러냈다. 이승엽은 “시범경기에는 기본적으로 모르는 투수가 많은 만큼 상대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고, 나의 가장 자연스러운 타격폼을 찾아가려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아직 100%의 컨디션이 아닌” 만큼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류 감독도 이승엽의 지속적인 시범경기 출장을 공언했다. 실제 이승엽은 20일 SK전 직후에도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멀티히트라고 별다른 느낌은 없다. 타격이 괜찮아지고 있다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개막이 다가올수록 국민타자의 위용에 점점 근접하고 있는 이승엽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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