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9일 KRA제주경주마 목장에서 국내산 경주마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2000만원부터 시작된 경매를 참가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다른 자마도 1억3800만원에 낙찰
KRA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3월 19∼20일 KRA 제주경주마 목장에서 열린 국내산 예비 경주마 경매에서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가 1억6000만원에 팔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최고가를 기록한 부마 ‘메니피’와 모마 ‘델리시아스’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수말은 뛰어난 혈통과 다부진 체격으로 경매 전부터 구매자들 사이에서 최고가의 주인공으로 지목됐다. 이전 경매 최고가는 2011년 3월 경매에서 낙찰가 1억3600만원을 기록한 ‘포리스트캠프’의 자마였다.
이번 경매에는 총 125두의 예비 경주마가 상장되어 43두가 낙찰됐다. 낙찰률은 34.4%로 예년보다 낮았지만, 평균 낙찰가는 4천848만원으로 전년대비 17%가 올랐다. 올해 경매가 예년보다 뜨거웠던 것은 지난해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킨 ‘메니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메니피의 자마는 최고가를 기록한 경주마 외에도 2마리가 1억3800만원, 8000만원에 낙찰돼 메니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메니피
1996년생인 ‘메니피’는 미국 동시대 최강마인 ‘캐리스마틱’, ‘비카’, ‘양키빅터’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말이다. 블루그래스 스테이크스(G1, 1800m)에서 ‘비카’를 제치고 우승해 켄터키더비 최고 인기마로 떠올랐다. ‘메니피’는 경주마로 11전 5승, 2위 4회, 173만 달러의 상금수득을 기록했다. 어린 나이인 3세를 끝으로 씨수말로 데뷔했다.
‘메니피’의 자마들은 한국경마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0년 브리더스컵 대상경주에서 ‘메니피’의 자마인 ‘선히어로’, ‘선블레이즈’, ‘우승터치’가 1∼3위를 기록하며 아버지의 명성을 드높였다. 지난해에는 76두의 자마가 출주해 32억 4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번 경매에서는 2007년 약 40억원의 가격에 도입된 씨수말 ‘포리스트캠프’의 자마도 1억원에 낙찰돼 경매가 3위를 기록하는 등 총 6두의 자마가 낙찰됐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다. 완전경쟁 체제로 운영되는 해외 선진국의 경우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KRA 주도로 무료 교배 등을 통해 씨수말 산업이 육성됐지만 이제는 민간 목장에서 자체적으로 씨수말을 해외에서 도입해 짭짤한 교배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국 경마 최다연승(17연승) 기록을 보유한 ‘미스터파크’의 아버지 ‘엑톤파크’는 올해 1회당 약 600만원 안팎의 교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