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메가 인터넷, 왜 속도는 겨우 12메가?

입력 2012-04-10 17: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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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에 거주하는 권기현(29)씨는 100메가급 속도로 인터넷 연결을 해준다는 전화 권유만 믿고 회선을 교체했다. 그런데 100메가급 인터넷이라는 설명과 달리, 실제 속도는 12MB 내외에 불과했다. 어라… 이거 속은 거 아냐?
권 씨가 속은 것은 아니다. 권 씨가 통신사로부터 받은 계약서에는 100Mbps(Mega bit per second)로 인터넷 연결을 제공한다고 적혀있을 것이다. 초당 100메가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분명 100메가급 속도는 맞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비트(bit, binary digit)다. 비트란 PC의 용량이나 처리 능력의 가장 작은 단위이며, 파일의 크기를 표현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위는 비트가 아닌 바이트(Byte)다. 바이트는 0또는 1이라는 2가지 표현밖에 할 수 없는 비트의 한계를 해결하고 보다 다양한 정보를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단위로, 1바이트는 8비트로 환산된다. 즉, 100메가비트는 12.5메가바이트라는 것.


현재 많은 회사가 바이트대신 비트로 표기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2’의 메모리를 8Gb(기가비트)로 표기한 바 있다. 이를 환산하면 1GB(기가바이트)가 되기에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련지식을 접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이를 8GB(기가바이트)나 되는 메모리를 탑재한 것으로 오해했다. 이와 같이 비트와 바이트를 혼용하는 것은 많은 사용자에게 혼란을 초래한다.
과거에는 비트로도 용량을 표기하는데 충분했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로 표기하는 경우는 줄어들고, 대신 바이트가 점점 그 자리를 대체했다. 반면 통신 분야에서는 40년 전부터 통신속도를 측정하는 단위를 여전히 bps(bit per second)로 쓰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실용화되는 1기가급 인터넷(1Gbps)도 여전히 비트를 기준으로 한다. 즉 1기가급 인터넷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실제 속도는 125MB(메가바이트) 내외일 전망이다.


비트와 바이트가 혼란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통신사는 양 단위의 혼용을 되도록 줄이고 널리 사용하는 바이트로 표기를 통일하거나, 최소한 양 단위를 모두 표기하는 성의를 발휘해야 한다.
비트와 바이트를 구분하는 방법

양 단어의 앞 글자 모두 알파벳 B이기에 약자를 쓰면 구분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는 소문자 b, 바이트는 대문자 B로 표기하고 있다. 관련 단어가 나오면 대소문자 여부를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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