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몸값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몸값을 해내며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이끌었다.
토레스는 25일(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누에서 열린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진 후반전 종료 직전 천금 같은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첼시는 1차전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던 만큼 원정 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첼시로서는 결승행을 자축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의지를 꺾는 골이었다.
첼시 역사상 최악의 영입으로 불리는 토레스는 디디에 드로그바의 결승골로 승리한 1차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2차전에도 경기 내내 벤치에 있던 토레스는 후반 35분 드디어 감독의 부름을 받고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토레스는 전원 공격에 가담한 바르셀로나의 후방을 파고들었다. 40여미터를 단독 드리블로 치고들어간 토레스는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그마저 제치고 골을 성공시켰다.
토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게 축구다. 전력이 강하다고 해서 항상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비로소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첼시는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존 테리,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라울 메이렐레스 등 다수의 주전 선수들이 퇴장 및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토레스는 "우리는 두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했고, 리그에서는 4위를 놓고 싸우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라며 ”중요한 것은 오늘처럼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결국 우승하기 위해서는 승리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자신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