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서인국 “성시경· 박효신 깐깐한 이미지? 동화 같은 사람”

입력 2012-04-27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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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형!”
한 시간 남짓 그와 함께한 인터뷰 중 기자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첫 만남에 눈에 띈 것은 넓은 어깨와 몰라보게 날씬해진 몸이다. 드라마 ‘사랑비’에서 교련복을 입고 넉살 좋게 웃던 창모는 없었다.

여자보다 작은 얼굴과 큰 키에 놀랐다. 한국 사람과 가장 친밀한 동물인 개 닮아 화제가 됐던 그는 창모와 180도 달라져 있었지만 밝고 넉살 좋은 모습은 창모와 닮아있었다.

Mnet ‘슈퍼스타 K’의 초대 우승자 가수 서인국(25)이다.

▶미니앨범‘퍼펙트 핏’으로 돌아온 슈스케 영웅

“주변 사람들이 제 가장 큰 장점은 연예인 같이 안 생긴 거래요. (웃음)”

이미 두 장의 미니앨범과 싱글 넉 장, 리팩 앨범 한 장을 발매한 서인국이 12일 새 미니앨범 ‘퍼펙트 핏’(Perfect Fit)을 발표하고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퍼펙트 핏’은 말 그대로 서인국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가장 잘 맞는 음악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타이틀 곡 ‘밀고 당겨줘’는 그동안 서인국이 보여주지 않은 세련된 팝 R&B 장르로 다이나믹 듀오가 작사를 맡았다. 이는 다이나믹 듀오가 자신들이 노래 이외에 처음으로 작사에 참여해 한 곡 전체를 작업한 곡이다.

3월과 4월, 5월은 서인국을 포함해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앨범 발매가 유난히 집중되고 있다. 슈퍼스타 K의 허각과 존박·버스커 버스커·울랄라세션, 위대한 탄생의 백청강과 이태권·셰인 등이 이미 앨범을 발매했거나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들에게 서인국은 꿈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상징이자 선의의 경쟁자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을 꼬리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꿈을 이루게 해 준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이죠. 예전의 ‘강변 가요제’처럼 새로운 가수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창시절부터 가수를 꿈꾸며 쉼 없이 노력해온 서인국은 막상 가수가 된 지금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가수가 되니까 어떤 가수가 될지를 많이 고민해요. 어떻게 대중들에게 보여줄지 어떤 음악으로 다가갈지 등 ‘가수’라는 직접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마음속 변화의 욕심이 가수 서인국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최근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자신의 사비를 들여 집에 녹음실의 방음 부스를 설치했다. ‘서인국만의 음악’을 위한 투자다.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 녹음부스에 처음 들어가 봤어요. 순간 가수가 됐다고 착각이 들었죠.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녹음한 뒤 제 목소리를 듣고 정말 크게 실망했어요. 자신감도 다 꺾이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그 순간이 가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매번 새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그는 이번에도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 SBS 드라마 ‘사랑비’, 서인국의 재발견

서인국은 새 앨범 발매에 앞서 SBS 드라마 ‘사랑비’에 출연해 ‘왕빈대’ 법대생 김창모를 연기했다. 그는 캐릭터 몰입을 위해 먼저 구수한 사투리를 제안하고 촌스러운 분장도 서슴지 않았다.

서인국은 드라마 캐릭터를 위해 힘겹게 감량한 15㎏ 중 10㎏을 다시 찌웠다. 노력이 통해서였을까? 창모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 현대판에 재 캐스팅 되어 김창모의 조카 ‘김전설’을 연기하고 있다.

드라마 초반 분량을 모두 소화한 서인국은 가수 활동을 위해 다시 12㎏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그의 변화된 모습에 성형설은 물론 양악수술설까지 나돌았다.

“새 앨범을 내기 전에 출연한 ‘사랑비’의 창모라는 역할이 대중에게 너무나 큰 관심을 받았어요. 성형설이 다시 불거질 정도로 창모와 가수 서인국은 많이 달랐죠. 가수 서인국은 시크한 남성미와 도시적인 느낌이 강조됐어요.”

그는 ‘사랑비’를 통해 한류스타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와 호흡을 맞췄다. 서인국은 이미 언론을 통해 장근석과 윤아의 도움으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두 사람 모두 굉장히 ‘쿨’한 성격이에요. 근석이는 정말 자유분방하고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것 같아요. 윤아는 새침데기일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장난기 많고 천진난만해서 덕분에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에요.”

노래 부르는 것만큼이나 연기에도 애착심이 강한 서인국에게 가수 신인상과 연기 신인상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까.

“둘 다 받고 싶어요.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해요. 둘 중의 하나가 만약 신인상이 아니라 본상이라면 무엇이 됐든 신인상을 선택할 거예요. 도전 할 수 있는 미래를 믿고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갖고 싶어요. 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죠.” 우문현답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그는 대학교 입학 후 고학년이 되면서 학업과 군대, 직장 생활이라는 현실에 부딪혔다. ‘꿈을 찾기엔 늦은 것이 아닐까?’, ‘부모님께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에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해답은 엉뚱한 곳에서 나왔어요. 연습하다가 짜장면을 시켜 먹었는데요. 배달 오신 분이 가수 지망생이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맞다고 대답하니까 제게 노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을 계속 놓지 않고 하는 것도 멋있다며 힘내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때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 인생의 큰 고비를 넘긴 의외의 터닝 포인트예요.”



▶ 닮고 싶은 사람은 성시경과 박효신

서인국은 현재 선배 가수 성시경·박효신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그는 성시경의 ‘달달함’과 박효신의 ‘호소력, 전달력’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워낙 대단한 선배님들이라서 주위에서 저를 보는 기대치가 상당했었어요.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성시경 박효신 뒤를 잇는 가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흠칫흠칫 놀라 식은땀이 다 날 정도였어요.”

“두 선배님을 첫인상을 잊을 수 없어요. 저 혼자서 미리 겁먹었죠. 성시경 선배님은 ‘깐깐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잘 챙겨주세요. 박효신 선배님은 직접 만나보니 장난기가 많고 절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두 선배님 모두 편하고 재미있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범접할 수 없는 무엇이 있어요. 제게는 현실과 다른 ‘동화’ 같은 분들이에요.”

서인국은 목표와 꿈을 위해 연애도 잠시 미루고 있다. 그는 이번 앨범을 듣고 ‘그래 이게 바로 서인국 노래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서인국은 노래와 연기 외에도 작사 작곡에도 뜻이 있다. 그의 꿈은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만든 곡으로 채워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는 “가수의 궁극적 목표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자기가 만든 멜로디에 풀어서 노래하는 것”이라며 “제 이상향”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선배들을 봤을 때처럼 저를 보고 따라 하고, 배우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실력을 인정받는 ‘한류스타 서인국’이라는 타이틀도 꼭 얻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할게요. 앞으로 가수 서인국과 연기자 서인국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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