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Cafe]용감한 녀석들 “연예인 ‘디스’…안티 100만 각오하죠”

입력 2012-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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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에서 세상을 향한 외침을 노래와 랩으로 표현하며 사랑받고 있는 개그맨 정태호, 신보라, 양선일, 박성광 (왼쪽부터).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개콘’ 인기코너 용감한 녀석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보톡스 공격’에 서수민 PD 당황
현장 복귀때 우리 프로 유지될까요?

대중이 원하는 더욱 ‘독한 개그’?
선 지키기 어렵지만 디스는 계속!



노래로 환호 받을때 뿌듯?
우린 개그맨, 웃음으로 사랑받아야죠


이명박 대통령에서부터 한가인, 태진아, 유희열, 씨스타, 경쟁사 SBS의 프로그램 ‘개그투나잇’까지. 작심한 듯한 공개 ‘디스’(공격성 발언)로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심지어 연출자 서수민 PD까지 그 대상이 되니, 이만하면 ‘용감한 녀석들’이 아니라 ‘겁 없는 녀석들’이라 불릴 만하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현실을 풍자하는 랩과 노래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용감한 녀석들’의 박성광(31)·양선일(33, 이상 KBS 공채개그맨 22기), 정태호(34, 23기), 신보라(25, 25기). 무대 위에서는 거침이 없지만 실제로 O형인 박성광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A형인 ‘소심한 녀석들’이다.

최근 디지털 싱글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로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가수들에게는 ‘무서운 녀석들’로 떠오른 네 사람을 만났다.


● 대통령 디스? “용감함을 보여주기 위한 소재일 뿐, 의미는 없어”


- ‘용감한 녀석들’의 탄생 비화가 궁금하다.


정태호(이하 정): “처음엔 ‘발레리노’ 멤버였던 나와 양선일, 박성광 이렇게 시작됐다. 코너 제목도 힙합과 개그를 접목시킨 ‘힙신’이었다. 진행이 지지부진하던 찰나에 신보라가 다른 팀에서 비슷한 음악 개그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에이스들만 모이게 된 거다. 하하!”


- ‘용감한 녀석들’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나.


양선일(이하 양): “서수민 PD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원래 ‘용감한 남매’ 등 다른 제목들도 생각했다. 결국 ‘용감한’을 유지하면서 다소 반항스러움이 느껴지는 ‘녀석들’을 더하게 됐다.”


- 함께 하려던 개그맨은 없었나.


정: “유민상 선배랑 같이 할 뻔했다. 덩치 큰 힙합맨 콘셉트가 어울릴 것 같았다. 하지만 민상 선배가 이런 스타일의 개그와 맞지 않다며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인기가 많아지니 후회하는 눈치다.”


- 개그 코너에서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첫 회에서 정태호는 ‘용감함을 보여주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했다.)


정: “조심스럽긴 했다. 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라. 그저 이름을 부르는 행동에 대한 용감함을 보여준 것이다.”


- 그 후 ‘주의하라’는 연락은 없었나.


양: “하하하! 없었다. 오히려 식목일에 신보라가 청와대에 갔는데 대통령께서 ‘잘 보고 있다’며 격려해주셨다고 들었다.”


- ‘개콘’의 인기 코너다. 인기를 실감하나.


신보라(이하 신): 5월이라 행사가 많은데 쏟아지는 섭외 문의로 실감하고 있다. 얼마 전엔 걸그룹 씨스타의 쇼케이스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가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너무 신기했다.”


- ‘뮤직뱅크’ 무대에 설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성광(이하 박): “사실 가수들이 우리를 싫어할 줄 알았다. 처음부터 음원 수익 기부를 생각했지만 조심스러웠다. 오히려 팬이라며 반겨주는 가수들이 많아 감사했다.”

●서수민 PD 공격 “파업 끝나면 어떡하지?”


- 프로그램 담당 PD를 개그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용감해보인다.


박: “처음에는 한 번 하고 끝내려 했다. 첫 반응을 보고 서 PD가 한 번 더 해보라고 한 거다. 결국은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 거지. 킥킥! 보톡스(서 PD가 보톡스를 맞았다) 얘기한 뒤에는 사실 당황한 눈치였다.”


- 녹화 전 서 PD의 아이디어 심사를 통과해야 할 텐데.


박: “사실 감독님 앞에서는 음량도 작게, 수위도 낮게 연기한다. 그래서 리허설 때는 좀 밋밋하다. 본 무대에 오르면 ‘진심’을 과하게 담는다. 더 독해진다고 보면 된다. 사실 녹화하고 나서 PD님 얼굴 볼 때가 제일 머리 아프다.”


- 보복이 두렵지 않나.


박: “사실 궁금하다. 파업이 끝나고 서 PD가 복귀하면 무슨 일이 펼쳐질까. 과연 개그를 계속 할 수 있을까.”


정: “개그맨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직업을 바꿔야 할지도 몰라!”


- 박성광이 가장 힘들겠지만, 신보라 역시 캐릭터 변신이다.


신: “내가 망가지거나 연기해서 웃기기만 하다가 남을 걸고 넘어지려니 사실 부담스럽다. 특히 연예인 이름을 거론할 때는 손에 땀이 난다. 개그로만 봐주실 날이 오지 않을까.”


- 양선일은 동료들을 받쳐주는 캐릭터지만 얼굴을 알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양: “내 캐릭터도 알고 보면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말만 했는데 요즘에는 노래도 하려고 하고, 랩도 시도하고 있다. 다행히 보라와 합을 맞추는 캐릭터여서 잘릴 걱정은 안 한다. 하하!”




● 개그는 개그일 뿐…


- 대중은 더 독한 개그를 기대한다. 부담감이 크겠다.


정: “선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우리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들인데 의미가 과하면 오히려 웃음이 퇴색될 수 있다. 멤버들끼리 그런 고민들을 많이 나누고 있다.”


- 새로운 버전의 노래도 준비 중이라고.


양: “음악을 소재로 한 개그는 한계가 빨리 온다. 멜로디나 가사의 변화를 주려고 한다. 쉽게 식상해지니까. 보라를 한 번 더 가둬야 할 때인 것 같다.”


- 신보라를 가두다니 무슨 뜻인가.


정: “보라는 개그맨이 갖기 어려운 천부적인 음악성을 타고 났다. 지금 보라의 파트도 직접 만들었다. 한 두 시간 작업실에 가둬 놓으니까 얼른 곡을 만들더라. 하하!”

● 연말 연예대상 욕심? “큰일 난다”


- 음원 반응도 좋은데 가수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없나.


박: “‘개콘’ 무대에서 내려오면 기분이 이상하다.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이 환호를 해주는데 뭔가 찝찝하다.”


- 찝찝하다는 건?


박: “본분을 다한 것 같지 않은 느낌. 뭔가 빵 터지고 웃어줘야 하는데 노래로 환호와 박수를 받고 내려오면 뭔가 찝찝하다. 개그맨으로서 웃기고 내려오지 못하는 기분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 ”


- 연말 연예대상 욕심을 내볼 만하다.


박: “상복이 없다. ‘발레리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도 인기는 많았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대부분 연초에 시작하고 막을 내려서 연말까지 가지 못했다. ”


박·양: “상 타고 싶다고 개그 타이밍까지 생각하다가는 한 달도 못가서 폐지된다. 잔머리 쓰다가는…. 어후! 큰일 난다. 쉿!”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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