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담는 사진은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꺼내보며 당시의 추억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매개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사를 갈 때면 가장 먼저 챙기는 것 중 하나가 사진 앨범이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헤어진 남동생이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과거를 추억하는 중요한 단서도 사진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TV 속, 과거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금도 친구들과 가까운 교외로 나갈 때, 회사에서 워크샵을 떠날 때, 사랑하는 연인과 여행을 떠날 때면 으레 사진기부터 챙기기 마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에는 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 SNS에 소소한 일상을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하곤 한다.
이처럼 실생활 속에 사진이 자연스럽게 옆에 자리하게 된 것은 디지털 카메라 영향이 크다. 필름 걱정 없이 전원만 켜고 셔터 버튼 한번만 누르면 끝나는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는 ‘하나, 둘, 셋’하는 준비 동작도 필요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카메라를 선택하려고 하면 어떤 것을 사야 하는지 고민이다. 혹자는 말한다. 무조건 비싸면 좋은 것 아니냐고. 글쎄. 과연 그럴까?
아날로그 사진, 그 감성이 그립다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이전처럼 필름을 넣어 사진을 찍고, 필름을 사진관에 맡긴 후에 하루나 이틀 정도 기다려 찾아와 앨범에 꽂아 넣던, 그 감성을 잊고 산다. 요즘은 자연스러운 사진이 대세라며 디지털 카메라를 연사모드로 놓고 셔터를 누르고 있기도 한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인터넷에 올려 언제든지 감상하고, 친구들과 공유한다. 하지만, 과거의 그 감성이 없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맡겨서 찾아 온 후에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 하나씩 고르던 그 아날로그 감성 말이다.
이런 이들은 한국후지필름에서 출시한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25’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디지털 카메라처럼 사용법이 어렵지도 않고,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셔터만 누르면 3분 후 즉석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처럼 여러 장을 찍을 수는 없다. 그리고 수십, 수백 장을 찍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즉석사진 한 장이 더 감성을 자극한다. 소중한 연인과의 데이트나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 등 이벤트용으로 준비하면 딱이다.
인스탁스 25는 렌즈 옆에 셀프 촬영용 거울이 있어 셀프 촬영과 2개의 셔터 버튼을 탑재해 가로/세로 사진 촬영이 편리하다. 특히, 한국후지필름 측은 익스탁스 필름과 함께 촬영하면 원본보다 밝고 화사하게 나오기 때문에 연인들의 데이트 등에 사용하기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를 입힌 필름도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공식 출시 가격은 피크닉가방과 앨범, 접사렌즈, 스트랩, 배터리를 포함해 21만 원이다.
똑 같은 콤팩트 카메라는 필요 없다
미러리스, DSLR의 보급이 점차 늘어나면서 콤팩트 카메라는 ‘똑딱이’라고 무시당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똑딱이라고 무시만 할 수 는 없겠다. 작은 크기에 전문가용 DSLR못지 않은 성능을 가진 이른바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가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캐논의 파워샷 G1X은 콤팩트한 사이즈와 1,430만 화소 1.5인치 CMOS를 탑재했다. 그리고 캐논이 자체 개발한 5세대 영상처리 엔진 ‘DIGIC 5’를 탑재해 최대 감도 ISO 12,800을 지원해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밖에 풀 HD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니콘의 콤팩트 카메라는 고배율에 있다. P510은 기존 모델 36배에서 42배로, L810은 기존 모델 21배에서 26배로 강화되었으며, 보급형 모델 S4300, S3300은 기존 5배에서 6배로 광학줌이 강화되었다. 그리고 줌으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잘 찍을 수 있도록 렌즈 시프트식 손 떨림 보정 기능(LVR)도 탑재했다.
성능이 아닌 기능을 강조한 콤팩트 카메라도 인기다. 삼성전자의 미러팝 MV800은 여성 사용자가 셀프 촬영을 자주 찍는다는 점에 착안, 3인치 팝업 터치 화면을 180도로 회전해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기존의 작고 가볍기만 했던 콤팩트 카메라는 그 나름의 성능 강화와 기능 추가로 나름의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미러리스, DSLR이 아니어도 좋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하면 대부분 미러리스나 DSLR 카메라를 떠올린다. 콤팩트 카메라와 DSLR의 특성을 모두 담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다. DSLR처럼 렌즈를 교환할 수 있지만, 본체 크기는 콤팩트 카메라만큼 작아 휴대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능도 콤팩트 카메라보다는 우수하고 사용법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이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 이상부터는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좋은 렌즈, 올바른 사용법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일반 콤팩트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다.
전문가급인 DSLR은 말할 것도 없다.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은 사용법을 숙지하기도 힘들다. 물론, 콤팩트 카메라나 즉석 카메라와는 달리 어두운 곳에서도 환하게 찍을 수 있고, 먼 곳에 있는 피사체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찍을 수 있는 등 사용만 잘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일명 ‘막 사용하기’도 어렵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딱히 휴대성이 높지도 않다. 가격도 만만찮다. 최근 니콘이 내놓은 최상급 전문가용 DSLR D4, D800이나 캐논의 1DX 등은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 아무래도 일반인이 사용할만한 물건은 아니다.
남들이 다 들고 다닌다고, 뭔가 좀 있어 보인다고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산다면 그것만큼 미련한 것이 있을까. 디지털 카메라도 그 나름의 용도에 그리고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선택해야 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