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차등 분배 …‘파이’ 키워야 모두가 산다

입력 2012-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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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연맹이 내년부터 평균관중을 기준으로 수익금을 차등 분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K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파이를 키워야 모두가 살 수 있다. 스포츠동아DB

프로연맹이사회, 2013년부터 분배금 지급 변경…K리그 구단들 공존의 조건은?

2015년까지 절반은 균등·나머지 차등분배
평균관중수 기준 최고·최저구단 두배 차이
내년 1부와 2부리그 22팀 3:1 비율로 배분
중계횟수·성적 등 다양한 잣대 도입 지적도


프로축구연맹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수익금을 각 구단에 차등 분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수익금이 전 구단에 균등 분배됐지만 2013년 평균관중을 기준으로 그해부터 차등 분배된다. 앞으로 관중이 많은 구단은 더 많은 돈을 가져간다. 구단들이 더 적극적으로 관중유치에 나서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리그 전체의 파이를 더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3년 간 적용

이 제도는 2015년까지 3년 간 적용된다.

분배금 전액을 차등 분배하는 것은 아니다.

절반은 각 구단에 균등 분배하고, 나머지 절반을 차등한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균등, 차등 비율이 45-55, 40-60이 된다. 기준은 평균관중이다. 연맹이 올 시즌부터 실 집계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이를 위한 사전작업이다.

연맹 권성진 차장은 “올 시즌 관중은 투명하게 집계되고 있다. 미디어 등 관계자, VIP, 미취학아동 집계에 조금 오류가 있는데 이 부분을 바로 잡아 내년에는 100% 실 관중이 집계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라

문제는 실효성이다.

연맹에 따르면 연간 평균 수익금은 20억∼40억원. 구단은 지금까지 1억∼3억원을 동등하게 배분받아 왔다. 내년부터는 1,2부 리그로 운영된다. 1부 리그 14팀, 2부 리그 8팀이라 가정하면 22팀이다. 1,2부 리그 팀 수를 고려해 수익금은 3-1의 비율로 배분된다.

연맹 수익금을 40억원이라 가정하면 1부 리그에 33억6000만원, 2부 리그에 6억8000만원이 돌아간다. 1부 리그 33억6000만원 중 절반이 14개 구단에 균등 분배되고 나머지가 차등 분배된다. 2부 리그도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평균관중 1위부터 꼴찌까지 일렬로 줄을 세워 차등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평균관중을 기준으로 삼되 이를 지수화해 가장 많이 받는 구단과 적게 받는 구단의 분배금이 대략 두 배 차이가 나도록 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면 관중이 많은 구단이나 적은 구단이나 받는 금액 차이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실효성 논란이 뒤따르는 이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맹이 더 많은 수익을 남겨야하고, 그러려면 K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파이를 키워야한다. 권 차장은 ”파이를 키우자는 지적은 공감한다. 구단, 연맹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 지금 당장 받는 금액 차이가 적다고 말하는 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불필요한 논란밖에 안 된다“고 답했다.


○성적 등 지표도 포함돼야

평균관중 외에 다른 항목들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리그도 연맹 수익금이 구단에 차등 분배되지만 관중 숫자만 따지지는 않는다. 잉글랜드나 일본은 중계횟수, 스코틀랜드나 독일은 성적이 중요한 지표다. 네덜란드는 전문 업체에 각 구단의 이미지 조사를 의뢰한 뒤 점수를 매겨 차등 지급한다. 권 차장은 “연맹과 구단 모두 현재 K리그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관중확대라는 점에 공감해 평균관중만 기준으로 삼았다. 3년 후에는 상황에 따라 K리그도 중계횟수나 성적 등 다른 지표를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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